홍콩. 주말의 도피 #2

Bakehouse 에그타르트와 홍콩 야경 감상

by Starrwy

[ 에그타르트 한 입에 녹아든 홍콩의 빌딩숲 ]


체력 보충을 위해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침엔 품절이라 못 샀던 베이크하우스(Bakehouse)에 들렀다. 다행히 재고가 있다! 노랗게 빛나는 사워도우 에그타르트와 펌킨 피칸 파이를 소중히 들고 호텔로 복귀.




뒤늦게 1박을 추가하며 어쩔 수 없이 (남아 있는) 좀 더 비싼 방을 예약하게 됐는데, 방을 고층으로 옮겼더니 뷰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커다란 창을 통해 뾰족하게 솟은 홍콩의 빌딩숲이 내려다보인다. 동생과 아이처럼 감탄을 연발하며 창가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 뷰를 포기할 수 없어 창가에 걸터앉아 차와 함께 에그타르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비릿함 없이 너무 달지 않은 고소한 필링과 바삭한 페이스트리의 조화. 이 한 입으로 오후의 피로가 사르르 녹는다.





저녁은 호텔 근처 캐주얼한 프렌치 다이닝 'Odelice'에서 해결했다. 동네 주민들이 가족들과 간단히 식사하는 편한 분위기라 주말 저녁 집 앞에서 동생과 만나 저녁 먹는 느낌이었다. 에스카르고와 구운 연어, 그리고 토마토 해산물 리조또. 특히 세트에 포함된 구운 토마토로 만든 수프는 상큼한 감칠맛이 일품이라 다음에 집에서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배를 두드리며 소화도 시킬 겸 호텔과 연결된 쇼핑몰로 돌아와, 동생이 유튜브에서 봤다는 ‘비밀의 전망대’를 찾아 나섰다. 쇼핑몰 안내판에 보이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미지의 공간. 같은 자리를 두 바퀴나 돌고 난 뒤, 기념품 샵 뒤편에 숨겨진 엘리베이터를 발견했다! 순식간에 56층까지 올라가는 투명 엘리베이터. 한 층 한 층 올라가자 홍콩의 야경이 드론 샷처럼 펼쳐졌다. 끝까지 올라가자 바다 건너 침사추이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전경.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동생과 발을 구르며 소리 없는 환호를 질렀다. 마치 우리만 아는 비밀의 정원을 발견한 아이들처럼.




[ 세계 최고의 바보다 더 좋았던 방구석 1열 ]


홍콩은 '아시아의 바 수도'라 불릴 만큼 세계적인 수준의 바들이 밀집해 있다. 세계적인 순위에 이름을 올린 Bar Leone(바 레오네)부터, 전설적인 데킬라 바 COA(코아), 구름 위에서 한잔할 수 있는 리츠칼튼의 Ozone(오존), 그리고 헤밍웨이를 오마주한 The Old Man(더 올드 맨)까지. 애주가로서 가보고 싶은 리스트가 차고 넘쳤다. 하지만 숙소 문을 연 순간, 그 계획은 모두 취소되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파노라마 뷰가 그 어떤 루프탑 바보다 더 황홀했기 때문이다. 굳이 긴 대기를 견디거나 비싼 칵테일을 마시지 않아도, 편안한 옷차림으로 동생과 마주 앉아 마트에서 사 온 와인 한 잔을 기울이는 이 시간이 '세계 1위'의 밤보다 더 완벽하게 느껴졌다.




[ 안녕, 홍콩. 그리고 서프라이즈 ]


조용한 일요일 아침, 홍콩식 와플로 간단히 조식을 먹고 먼저 공항으로 향했다. 인천에 도착해 조금 기다리다가 뒤따라올 동생을 마중 나갔다. 게이트 앞에서 휴대폰 LED 전광판에 동생 이름을 띄워놓기! (비록 사생활 보호 필름 때문에 동생 눈에는 잘 안 보였다고 하지만) 종종거리는 발걸음으로 나온 동생이 나를 발견하자마자 빵 터지며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는 게 이렇게 기쁜 일인지 몰랐다”고 말해준다.


짧지만 강렬했던 홍콩의 주말.

맛있는 딤섬과 에그타르트, 그리고 도시를 다 가진 것 같은 화려한 야경보다 더 반짝였던 건,

무거운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함께 웃고 떠든 동생과 나만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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