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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Dec 11. 2024

고전의 맛은 새로운 해석. -<모삐-삐-삐딕!>

모비딕!

고전의 맛은 새로운 해석-<모삐-삐-삐딕!>


  고전은 어렵다. 읽어보지 않아도 마치 다 안다고 착각하기 쉽다. 줄거리와 결말을 어디선가 들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면, 읽었다는 착각까지 더해진다. 고전은 보이긴 하지만, 점점 멀어진다. 내게 모비딕은 그런 고전이었다.


  그럼에도 고전은 여전히 읽을 가치가 있다. 고전은 시간을 견뎌낸 이야기다. 매일 새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지지만,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지는 작품은 그 자체로 특별하다. 고전은 시대를 뛰어넘는 질문을 던진다. 세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효한 고민과 통찰을 전하기 때문이다.


  "모비딕을 간단히 정리해 보자. 주인공 이슈메일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포경선 피쿼드호에 승선한다. 선장 에이해브는 단순한 고래잡이 선장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다리를 앗아간 흰고래 모비딕에 대한 복수심으로 불타고 있다. 항해는 모험이라기보다 집착과 광기로 변해간다. 선장의 고집은 아집으로 바뀌더니 자신과 선원들을 파멸로 몰아넣는다. 마지막 대결에서 피쿼드호와 모비딕은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모비딕은 단순한 모험 소설이 아니다.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 집착과 욕망이 불러오는 비극, 자연의 압도적인 힘과 인간의 한계, 꿈을 좇는 여정에 대한 회의와 이루지 못한 꿈이 남기는 가치까지. 이런 질문들은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우리의 삶을 관통한다.



  최근,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 *모삐-삐-삐딕!*을 접했다. 이 작품은 미디어 아트를 활용해 모비딕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공연이었다. 특히 이야기를 관통하는 한 문장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실패를 결정하는 것은 누구인가?”


  문장을 보니 여러 질문이 부유했다. 실패는 단순히 과정일까? 시도를 계속한다면 실패를 미룰 수 있을까? 아니면 실패로 점철된 시도도 하나의 서사가 될 수 있을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온다. 역시 고전은 고전이다.


  연극은 배우 혼자 극을 이끌고 미디어 아트를 통해 몰입감을 높였다고 한다. *모삐-삐-삐딕!*은 고전의 질문을 오늘날의 방식으로 던진다. 고전이 가진 힘은 여기에 있다. 단순히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유효한 질문과 답을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고전은 어렵지만, 한 번 발을 들이면 그 가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리고 모비딕은 그중에서도 가장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모삐-삐-삐딕!>은 제 동생이자, 남이 작가가 보고 와서 저와 토론을 할 예정입니다. 극에서 던진 질문과 책에서 던진 질문을 서로 나누며, 대화 형식의 글을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모비딕이라는 고전을 새로운 길로 해석한 <모삐-삐-삐딕!>이 궁금하시다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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