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이야기

Intro.

by Starry Garden
나의 어머니 이야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자취와 기숙사를 오가며 생활했다. 갑작스레 아버지의 사업이 지방에서 수도권에 올라오는 덕분에 박사과정 끄트머리에 가족과 함께 살게 되었다. 학교에서 16시간 정도 지냈으니 같이 살았으나 따로 산 것과 진배없었다. 지금은 간간히 아버지 회사 일을 돕고, 동생 독립서점의 북큐레이터로 지내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


그렇게 되자 어머니와 있는 시간이 참 길어졌다. 매일 점심을 같이 먹고, 일주일에 한 번은 시장에서 장을 보니, 대화도 함께 있는 시간만큼이나 늘어났다.


최근에 어머니께서 가벼운 감기를 앓으셨다. 거기다 평소에 잠잠하던 귀까지 말썽을 부려서 하루를 쉬셨다. 독한 약 때문이기도 하고, 밀린 방학숙제를 벼락치기하 듯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셨으리라.


주무시는 근처에서 책을 읽었다. 한참 읽다 보니 목이 말라 정수기로 가다가 어머니 얼굴을 봤는데 울컥했다. 하필 읽고 있던 책이 며느리, 아내, 엄마로 살아내고 있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가 마음 먹먹하게 했는데, 아픈 어머니를 보니 마음이 왈칵 쏟아졌다. 물 한잔 먹고 쏟아진 마음을 수습하고 앉아 있으니 어머니는 어느새 일어나셔서 저녁을 준비하시나 보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쏟아진 마음을 수습하는 와중에 어머니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지금의 어머니가 된 과정의 이야기, 바로 어머니 이야기 말이다. 대화는 늘었으나 오늘, 내일의 밥 이야기 같은 작은 이야기였고, 밥 먹을 때 하는 이야기는 그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할 뿐 어머니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이야기를 듣고 글을 남기고 싶어졌다. 다만, 이야기의 주인공이 허락할까가 문제였다.


저녁 준비를 마친 어머니에게 여쭤봤다.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쓰고 싶은데요. 이번에 브런치 작가가 되기도 했고요. 어머니를 기록할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어때요?"


사실 물을 때는 반신반의했고, 안 하신다 하면 듣고, 써서 제가 가지고만 있겠노라라는 협상카드도 준비했다. 어머니는 즉각 말하셨다. 마치 생각했다는 듯. "그래, 해보자 길 텐데 괜찮겠어?" 그렇게 매주 1시간 내외의 인터뷰와 글쓰기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나의 어머니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우리는 놀랍게도 가족 이야기에 꽤 무심하다. 이제 관심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그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기록할 사람도 오직 그대뿐이다. 나는 이제 기록을 하려 한다.



매주 수요일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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