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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Apr 11. 2023

오늘 하루를 종료합니다.

그래야 내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를 종료합니다.


몸도 마음도 번다한 날이 있다. 몸이 바쁘게 움직여 마음이 따라오지 않는 경우도, 마음이 바삐 움직여 몸이 한치도 움직이지 않는 날도 있다. 모두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라 하지만, 밥을 잊고 지내기도 한다. 먹는다고 하더라도 코로 먹는 것인지 입으로 먹는 일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하루는 24시간. 결국 끝난다. 끝났지만, 끝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서로 다른 속도로 집에 도착한다. 서로의 속도를 맞추기 위해서일까? 멍하니 집에 와 의자에 앉아도, 침대에 누워도 쉽사리 몸과 마음이 함께 있지 못한다.


멍하니 몸이 마음이 집으로 오길 기다리는 날. 마음에 버튼이 있으면 좋겠다.


"하루 종료 버튼"


마음이 문을 열고 이제야 몸으로 들어온다. 진정한 퇴근. 더듬더듬 종료 버튼을 누른다.


"오늘 하루를 종료합니다"


그래야 내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분리될 정도로 바쁜 날. 쉬어도 쉴 수 없는 날. 어렵지만 해야 하는 일이 있다. 하루 종료 버튼을 누르는 일이다. 오늘 생각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도 아님을 알지만, 안된다. 정말 잘 안된다. 가장 어려운 일이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니까.


습관으로 만들어 놓는 일이 있다. 하루를 종료하는 버튼으로 만든 일. 하나는 아니고 여러 개다. 때에 따라 누를 수 없는 버튼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날을 현실에서 떠날 수 있는 책 읽기.

어떤 날은 펜 끝의 흐름에 집중하는 그림 그리기.

어떤 날은 다른 생각에 집중하게 되는 글쓰기.

어떤 날은 호흡에 집중하기 위한 운동.

어떤 날은 속을 든든하게 하는 음식을 만드는 요리.


오늘도 하루를 종료하는 버튼을 누른다. 그래야 내일을 시작할 수 있으니. 어렵지만 버튼을 만들고 눌러본다.



한 줄 요약: 하루 종료 버튼을 만들고 누릅니다. 내일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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