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하게 도전해야 하는 순간.
과감하게 틀려야 하는 순간. 오조준.
양궁 선수 시점에서 과녁을 찍은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멀다. 노란색 점이 희미하게 보인다. 신기한 점은 과녁을 바르게 조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에는 아예 노란색 점과는 한참을 벗어난 곳을 보며 쏜다. 선수 손을 떠난 화살은 신기하게 중앙을 향해 날아간다.
바람이 만든 길을 따라 날아가는 화살이기에 과감하게 틀리게 겨냥해야 한다. 바로 오조준. 과감하게 들려야 하는 순간이 온다고 한다. 세계 최고 양궁 선수가 즐비한 우리나라. 세계 대회보다 한국 예선이 어렵다고 하는 우리나라 선수들도 어렵다고 한다.
본능과 실제 격차는 사람 마음을 흔들리게 한다. 위대한 선수들도 두렵게 한다. 그 순간 겁이 나, 틀리게 조준하는 일이 두렵다고 한다. 요즘 난 양궁 선수가 된 듯하다. 과녁 중앙과 비껴 조준하고 있다. 마음은 안다. 이 조준이 맞다는 사실은. 하지만, 벗어난 조준점만큼 두려운 마음이 크다.
과감하게 틀릴 용기. 짐짓 겁먹고 소심해지지 말고 쏠 용기가 필요하다.
과감하게 도전해야 하는 순간.
요즘 화살 쏠 준비하고 있다. 나도 안다. 조준점은 과녁을 한참 벗어나있다. 또, 모두들 노란 과녁을 한참 벗어났다고 올바르게 쏘라고 한다. 노란색을 조준점 가운데에 두고 쏘라고 소리친다. 환경도, 바람도, 기후도 모두 정상이니 가운데를 쏘라고 한다. 자신들이 잘 안다고, 자신들이 모두 경험해 본 일이라고.
말하는 것으로도 부족하신 모양이다. 내 손을 잡고 내가 쥔 활을 이리저리 방향을 옮기기까지 하신다. 소심해진다. 그들이 하는 말이 옳다고 느껴지고, 활을 내려두며 벗어난 노란색 점을 조준점을 가만히 바라본다.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내려둔 활을 들고, 화살을 먹인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지만, 이제는 내 마음의 소리만 들으려 귀를 닫는다. 내 활을 쥐고 흔들지 못하게 충분히 멀어진다. 모두들 틀렸다고 하는 지점에 조준경을 둔다. 숨을 들이마시고, 멈춘다. 겁을 밀어내고 과감하게 활을 놓는다.
이제 발사된 화살이 날아간다. 바람이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 자 과녁 어디에 꽂힐까?
한 줄 요약: 과감한 오조준이 과녁 중앙을 뚫어낸다.
출처: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