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으로 막히지 않게 해야 한다.
앙금이 단단해져 문제를 만든다.
대학원에서 연구를 했다. 여러 종류의 연구를 했다. 수질 오염을 낮출 수 있는 비료를 만드는 연구, 인간과 동물에게 유해한 물질을 처리하는 연구, 미세조류로 가축이 배출하는 오염수를 처리하는 연구, 하수처리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연구... 글을 쓰는 요즘, 지난 연구를 바라보고 있으면, 삶에 맞닿아있는 일이 많다는 느낌을 받는다.
불쑥 마음에 떠오른 건 바로 스트루바이트(struvite)다. 새로운 분야에 가기 어려운 이유는 단어를 알지 못하는 것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단어를 기억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이다. 스트루바이트. 발음하기도 어렵다. 연구를 하고 논문 주제로 발표할 때마다, 발음 실수를 할까 노심초사했다. 이건 이름이 중요하지도 않고,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말로 하면 앙금, 물때가 아닐까? 기억을 해야 한다면 특징이다.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잘 녹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마그네슘, 질소 그리고 인으로 만들어진다. 하나의 원인에서 출발해 서로 다른 결과에 도달한다.
식물이 필요한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거기다, 잘 녹지 않으니 한번 비료로 주고 난 뒤에서 천천히 작물에게 필요한 요소를 줄 수 있다. 또, 한번 뿌리고 나면 한동안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되니,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잘 녹지 않는다는 성질이 급속도로 강이나 지하수로 비료성분이 가지 않으니,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다.
반면, 원하지 않는 곳에서도 생기는데, 바로 하수와 폐수를 옮기는 관에서다. 하수, 폐수에서도 인과 질소 그리고 마그네슘이 흐른다. 관에서 조금씩 아주 조금씩 생기고, 사라지지 않으니 어느새 관을 가득 매운다. 동일한 물을 옮기기 위해 좁을 관을 물이 통과하면 압력이 높아진다. 물을 이동시키기 위한 에너지도 많이 드니, 문제다. 어떤 경우에는 앙금으로 가득 찬 관을 교체해야 하기도 한다. 문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산 세척이 필요하다. 레몬주스와 비슷한 낮은 물을 흘려보내 녹이는 방법이다.
앙금을 가만히 지켜보니 관계가 보이고, 앙금이 보였으며, 우리 삶이 살짝 보인다.
소통으로 막히지 않게 해야 한다.
우린 사람과 소통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이 있는 듯하다. 관으로 문장과 뉘앙스를 보내 의사를 전달한다. 사려 깊게 하더라도 오해가 생긴다. 바로 풀지 않고 없다는 듯 피하면, 오해는 앙금이 된다. 처음 만들어진 앙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해는 오해를 만들고 앙금은 앙금을 만든다. 관 내부가 좁아질수록 소통은 어렵고, 관을 통해 말을 전달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오해가 만든 앙금이 결국 관을 가득 채우고 나면 소통은 멈춘다. 서로 막히지 않고 마음이 오가던 순간은 온 데 간데없다. 거기다, 관이 터지며 사고라도 나는 날에는 더 이상 관을 연결할 사람이 사라지고 만다. 그러니, 우린 오해로 앙금이 쌓이기 전에 조치해야 한다.
관을 닦아내고 작은 오해가 있을 때, 산 세척을 해야 한다. 오해를 모른 척하지 말고, 말해야 한다. 혹시 그렇게 생각한 것 아니냐고 말이다. 작은 일이라 머쓱하기도 하고, 쪼잔하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그럼 다행이다. 오해가 앙금이 되기 전에 사라질 정도로 작은 문제였으니. 용기를 내야 한다. 조그마한 오해가 관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꺼낸 앙금을 밭에 뿌려두면 우리는 강한 관계가 되는 비료가 될지 누가 알까?
소통이라는 관이 막히지 않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산세척을 해야 하고, 용기를 내야 한다. 그렇게 나온 앙금을 밭에다 뿌려 비료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한 줄 요약: 소통이라는 관을 관리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