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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Jul 10. 2023

별처럼 빛나는 능력자를 바라보는 이유.

그들이 나에게 방향을 알려준다.

뛰어난 능력자가 곁에 있어야 하는 이유.


  뛰어난 이들이 곁에 있었다. 고등학교 때에도, 대학 때도, 대학원 때도, 그리고 지금 브런치 스토리에도. 고등학교 친구 중 한 명이 수학을 정말 잘했다. 안 보는 곳에서(?) 열심히 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수학을 정말 잘했다. 수학능력 시험 수리 '가'형을 눈으로 풀어낸다. 뒤로 갈수록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데, 그때야 풀이를 몇 줄 적어낸다. 고등학교 3학년 1년 내내 모의고사를 치르는 중에 틀린 문제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내가 열심히 했지만, 저만치 앞에 있었다. 그는 먼 곳에 있는 태양처럼 빛났다.


  대학 때도 있다. 환경공학을 전공했다. 특히 어려웠던 과목이 있는데, 열역학과 수리학이다. 수학이 기반으로 깔려있고, 문제를 보며 직관적으로 풀이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있다. 혼자 힘들었던 건 아니고 내 주위에 있던 친구들은 모두 힘겨워했다. 어떤 경우에는 오래도록 문제와 씨름하다 졌다. 풀이방법을 보며 절망했다. 풀이도 이해를 못 해서. 그때, 누군가 홀연히 나타나 간단하게 풀어낸다. 그는 태양보다 먼 곳에서 빛났다.


  대학원 때는 많았다. 놀라운 해결과 생각을 내어 놓는 논문을 본다. 동시대에 그런 사람을 보면 좌절한다. 어떤 경우는 20년 전에 이미 멋진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같은 시간을 내어 공부하고 연구했지만, 정말 압도적인 성취를 내는 이들도 있다. 어떤 이들은 미래에 노벨상을 받는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듣고 있으니 그는 안드로메다 정도 거리에서 빛이 나는 별처럼 보였다. 


  글을 읽다 보면 놀라움에 연속이다. 문장이 수려하고, 단어가 참 알맞게 있기도 하다. 어떤 이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관점을 글에 녹여내 우리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또 다른 이들은 논리에 빈틈이 없이 적어내어 나를 설득한다. 몇몇 분들은 간결하게 쓴 문장이 마음에 오래도록 가는 묵직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들도 나에게는 참 머나먼 곳에서 빛나는 별처럼 느껴진다.


  난 땅 위에 서있다. 빛나는 별을 지금까지 보여 말이다. 질투도 참 많이 했고, 그들을 연구해 따라가고자 노력도 했다. 내가 힘차게 움직였다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유유히 멀리 가 밝게 빛나고 있다. 좌절하기도 하고, 내가 하는 노력이 참 무의미해 보였다. 내 문제라 생각하고 스스로를 탓하기도 했다. 


  글을 쓰며, 스스로를 돌아보면 요즘 느끼는 바가 있다. 글을 쓴다는 건,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라, 별을 보며 걷던 때가 떠올랐다. 고등학교 때 뛰어난 친구를 보며 걷다 보니, 수학에서 꽤나 좋은 성적을 얻어 대학을 갈 수 있었다. 대학 때도 놀라운 풀이 방법을 알려준 친구들 덕분에 어려운 과목에 다가갈 수 있었다. 대학원 때 빛나는 별을 쫓아 연구를 해, 성과를 내었다. 화려하게 빛을 내는 글을 보며 따라 쓰다 보니, 지금까지 내 글이 쌓여갔다.


  뛰어난 능력자가 곁에 있어야 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그들의 별빛을 쫓아가다 보니, 나도 작지만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 있었을 나를 움직이게 만든 별빛들이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방향을 정하는 항해사처럼 갈 수 있었고, 멀지 않은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금도 뛰어난 이들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빛난다. 화려하다. 멀찍이 있지만, 이제는 질투하거나 좌절하지 않으리. 그들이 있기에 난 글을 써 걷고 있다. 결코 그들에게 가 닿을 수 없지만, 그들이 간 방향으로 따라가 내 길을 만드는 일이 되리라. 내가 서있는 곳에서 뛰어난 이들이 빛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들을 따라 방향을 정해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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