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이른바 '천재'가 있다. 스포츠와 예술에 특히 자주 보인다. 최근 클래식 세계에 한국 천재들이 상을 타고,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대표주자 격이라 할 만한 이가 있는데, 바로 조성진이다. <유퀴즈 온 더 블록>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출현했다. 피아노를 시작한 이유와,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수상에서 겪은 일들이 오간다.
쉬는 날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잠시 멈춘 그는 말을 이어간다. 취미도 없고, 특별하게 재미있어하는 일도 없다. 쉬고 연습하고 반복이라는 말만 남긴다. 그리고 말을 이어간다.
"음악 외에 열정을 쏟을 만한, 좋하하는 걸 못 찾았아요, 아직"
유퀴즈 조성진 (출처: tvN 영상)
내 머릿속에 있던 천재라는 정의를 꺼내봤다. 탁월한 능력, 시험을 압도적인 점수를 받는 능력, 대회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능력. 천재는 큰 노력이 없어도 큰 성과를 이루는 모습이 내가 꺼내 놓은 정의였다. 뒤 따라 들어오는 천재들은 르네상스 시대 천재인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과학으로 눈을 돌려보면 아이작 뉴턴, 알버트 아인슈타인, 스포츠에는 손흥민, 김연아, 음악에는 모차르트, 베토벤.
천재라고 말해도 이상하지 않는 조성진은 내가 가진 천재 정의를 다시 하라고 한다. 천재는 재능을 주시만, 관심을 준 일이라 말하는 듯하다. 천재라도 일순간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그들은 노력해야 성장한다. 모차르트가 처음 만든 음악이 시간이 흐른 뒤 만든 음악처럼 멋질까? 손흥민이 처음에 찬 슈팅이 지금처럼 완벽할까?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처음 칠한 붓질이 환상적이었을까? 아니다. 그들은 차근차근 성장했을 테다. 지루한 구간이 왔을 때도, 묵묵히 했으리라. 하늘은 그들에게 꺾기지 않는 관심을 가지는 능력을 하사했다. 음악, 과학, 스포츠, 미술만 바라볼 수 있는 재능.
과학에도 공학에도 천재가 있다. 곁에서 본 일도 있고, 논문을 통해 멀리서 느낀 경우도 있다. 비어있는 연구 주제를 찾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채워가는 사람들. 정교한 실험 설계로 하나의 답이 아니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린다. 논문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보고, 멋진 말로 우리를 일깨워 주는 천재. 내 곁에 있던 선배 연구자를 가만히 봤다. 그의 삶은 무척 단순하다. 연구, 집, 연구, 집. 깨어 있는 시간, 아니 잠자는 시간에도 연구에 관심을 몰두한다.
힘겨워하는 내가 물어보면 꼭 이와 같은 답이 돌아왔다.
"재미있지 않아?" 그가 엄청난 성과는 내는 건 하늘이 내려준 재능은 바로 꺾기지 않는 관심이었다.
매일 글을 쓰며 내 글을 의심한다. 멋진 글과 문장을 깎아내는 분들을 보며 좌절하기도 한다. 그들이 천재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책을 펼쳐도, 브런치 스토리에서도 만난다. 난 그들처럼 될 수 없다. 지금 당장은 말이다. 가만히 소원해 본다. 나에게도 꺾기지 않는 관심을 유지할 능력을 달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