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초보의 통계 중독

통계 보는 것 멈춰!

by Starry Garden
브런치 초보의 통계 중독


브런치 작가가 되고 꾸준히 글을 쓰며 꾸준히(?) 보는 게 있다. 바로 '통계'. 사실 꾸준히 보는 게 아니라, 집착하며 보고 있다.


'이번 글의 라이킷은 왜 적을까?', '오늘 조회수는 어제 보다 적다. 왜지?', '대박 오늘은 ***이 라이킷을 눌러주셨네', '구독자가 빠졌다. 왜일까?', '구독자가 늘었다. 맞구독을 해줘야 하는 건가?'...


'통계' 탭에서는 그저 숫자만 보여주지만, 그 숫자는 내게 수많은 생각을 피어나게 한다. 브런치 작가가 된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게 2주일이 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브런치가 댓글로 활발히 소통을 하는 플랫폼이 아니지만, (활발하게 했더라도 나는 부담스러웠으리라. 이 얼마나 간사한가. 관심이 없으면 없는대로 찡찡거리고 관심이 있으면 있는대로 찡찡거리는 이 모습을 봐라) 그 숫자들은 나를 집착하게 했다.


이러한 집착을 가속화 한 건, 다른 이들의 글이다.

"브런치 3개월 초보, 10만이 눈앞에!", "브런치 작가 석 달 반 만에 구독자 천명", "3일 만에 메인 등극, 글쓰기가 재미없어졌다.' 대단하신 분들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내 통계가 초라해 보이고, 이어서 내 글들이 초라해 보이며, 결국 내가 초라해져 갔다.


글쓰기는 내 내면을 들어내는 일인데, 통계에서 나오는 객관적인 숫자가 그 내면에 점수를 매겨다. 타인과의 비교는 나를 더욱 초라하게 했다. 열었던 브런치를 닫고, 작가의 서랍을 잠그고 싶어 진다.


브런치 작가가 된 기쁜 시간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고 글쓰기는 멈추진 않았지만..


통계 보는 것 멈춰!


"학교 폭력 멈춰!"라는 구호가 있다. 학교 폭력 예방 대책을 위해 만든 표어이자 구호이다. 그 구호는 동영상으로 돌다가 '밈*'화 되었다. 그래서 무언갈 멈추게 할 때 쓰이곤 한다. 그 밈은 내게도 필요한 구호가 되었다.


"통계 보는 것 멈춰!"


*밈: SNS와 커뮤니티에서 유행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것


얼마나 되었냐고 초심이 흔들렸을까? 현실을 벗어나 나만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브런치 글쓰기는 어느새 남과 비교하고 통계에 집착하게 되었다. 많이 본다고 좋을까?, 그저 많은 조회수와 라이킷 수를 기대한 걸까?


수많은 '~까'들이 머리를 돌 때 육성으로 소리쳤다. "생각 멈춰!", "통계 멈춰!"


글쓰기는 글쓰기 그 자체가 내게 의미가 있다. <나의 아버지 이야기>, <나의 어머니 이야기>는 그저 부모님의 이야기를 기록에 남기고자 시작한 것이다. 인터뷰하고 글을 쓰며, 평소보다 부모님과 깊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누가 보든 안 보든 말이다.


유명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을까? 그것도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말이다. 그런 욕망이 있어 내 글이 아닌 시류에 영합한 인기 있는 글을 써낸다면(사실 결심한다고 되는 일이긴 할까?), 그 글 출발이 내 내면이 아니니 꾸준히 쓸 수는 없으리라.


복잡한 생각이 돌고 돌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저 쓴다. 최초의 독자인 내가 있고, 내 글을 읽어주시는 소수의 인원이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말이다. 쓰는 건 당장 책을 출판하는 게 목적이 아니고, 당장 유명해지고자 하는 게 아니라, 꾸준한 글쓰기의 습관과 내 글쓰기 실력의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그럼 당장의 통계는 무의미 해진다는 결론.


하지만 사람이 간사한 지라, 또 '통계' 탭을 무수히 오갈 테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생각 멈춰!, 통계 보는 것 멈춰, 그냥 써!"를 외치며 나를 달래야겠다.


그리고 초심, 브런치 합격 때의 결심인 '꾸준히 글쓰기', '그저 써내기'에 집중하며 글쓰기 자체에 집중하는 내가 되리라.




티스토리에 글을 업로드했을 때의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그때도, 올린 글의 반응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확인한다고 해서 글을 읽는 사람이 드러날 일도 없는데도 말이다.


브런치 시작의 초심을 잊지 않고, 그저 쓸 테다. 그리고 작은 행운으로 다른 작가님처럼 메인에 올라가더라도 통계에 대한 집착을 하지 않으리라. 그저 글에만 집중하는 이가 되리라는 결심을 반복적으로 하게 되겠지만.


언젠가는 초보 브런치 작가에서 의연한 브런치 작가로 거듭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