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이용자는 관대하다
매일 쓰는 글
브런치에 합격 한지 7월 7일이고, 첫 글을 발행한 건 7월 11일이다. 브런치 합격을 기준으로는 58일이 지났고, 첫 글을 발행을 기준으로는 54일이 됐다. 지금까지 발행한 글은 딱 50개. 거의 매일 글을 써냈다.
발행 글의 성적표가 아니라고 생각은 하지만, 볼 때마다 성적표처럼 느껴지는 통계를 보면 '누적 조회수 2,298회, 구독자 22명'. 조회수가 많을 때에는 150회에 육박하고 적을 때에는 20회 남짓이 된다. 글 랭킹에 제일 앞칸을 차지하고 있는 글은 <자네 브런치 작가인가?>이고, 가장 아래칸을 차지하고 있는 글은 <지표생물: 마음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이다.
하루 150회에 육박(?)하는 조회수에는 이번 글이 잘 쓰인 건가 싶기도 하고, 구독자보다 낮은 조회수에는 이번 글이 엉망인가 보다 싶기도 하다. 또 단기간에 조회수 10만 명, 구독자 1,000명에 도달하는 분들을 보면 초라한 성적표라는 생각도 든다.
브런치 이용자는 관대하다
그래도 글을 쓰는 건 관대한 브런치 이용자 덕분이다. 그 관대함이 글을 쓰는 동력이 되기도 하고, 불안을 주기도 한다.
브런치 이용자는 관대하다.
그래서 어떤 글을 써내더라도 라이킷을 눌러주고, 와서 봐주신다(물론 발행한 지 1분도 채 안된 시간에 라이킷이 올라가면, '선 라이킷 후 읽기'를 하겠지 라며 자신을 다독인다). 때때로 댓글도 적어주시곤 하는데, 대부분 응원과 공감의 메시지다. 관대하시기에 내 글쓰기의 동력이 된다.
브런치 이용자는 관대하다.
그래서 이상한 글이라도 별 다른 반응 없이 휙 지나가신다. 반응을 알 길이 없으니 통계에 더 집착하게 되는가 보다. 조회수가 낮다는 건 내 글이 별로라는 증거라고 생각하고, 많다는 건 좋은 글이라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최근에 조회수가 오르락내리락하니 이 생각이 더 커진다. 내리락할 때마다 불안이 엄습한다.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생각이 '매일 쓴다는 원칙에 집착한 나머지 설익은 글들은 세상에 내놓은 건 아닐까?'이다. 글이 익어갈 때까지 기다렸다 올려야 하나, 그래도 꾸준히 올리는 것이 맞는 일 아닐까?라는 마음이 전투를 벌인다. 거기다, 어느 정도가 익은 글일까? 그럼 익었다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는 길어진다.
브런치를 하며 느끼는 불안
브런치 합격 후, '하루에 글 하나', '100개'를 목표로 삼았다. 아침에 러닝머신을 뛰며, '설익은 글 그만 쓰자. 매일 쓰는 것에 집착하지 말자'와 '그래도 목표한 바를 이루자'가 또다시 전투가 벌어졌다. 승자는 '매일 쓰는 것에 집착하지 말자.' 그리곤 이 글을 쓰며, 그래도 '목표한 바를 이루자'로 바꿨다.
불안한 마음을 글로 내어 보이니, 불안이 덜 해졌다. 브런치는 불안을 주기도 하고, 불안을 가져가기도 하나보다. 그래도 불안은 숨어있다 다시 나타낼 테지만. 내 글도 익지 않았고, 나도 익지 않았나 보다.
다른 브런치 작가님들이 궁금하다. 이런 고민을 하시는지. 발행 주기는 얼마나 하는 게 좋은 것인지. 쓰는 브런치보다 읽는 브런치로 다른 작가님들을 들여다봐야겠다. 그리고 글도 계속 쓰면서...
댓글을 적어주시는 모든 작가님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표한다(배가본드님, 조 복치님, 태엽시계님, 써니 님, Kyungwon LEE, 기사님). 저도 댓글을 쓰지만, 만만한 일이 아니다. 글을 두 번 세 번을 읽거나, 댓글을 썼다 지웠다 하는 경우도 있다. 관대한 브런치 이용자 덕분에 글을 쓰고 있음은 분명하다.
P.S.
제 브런치에 갑자기 글이 올라오지 않는다면, "아 글이 익어가길 기다리고 있구나, 글쓴이가 익어 가고 있구나" 생각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