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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Nov 16. 2023

독립서점을 잇다.

서점을 여행합니다.

독립서점을 잇다.


  참 별난 일이다. 작은 규모의 서점이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꾸고 (궁금하다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는 책을 많이 읽었을까?), 성인 독서율은 떨어져 성인이 일 년에 1권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10명 중 4명이다. 성인 일 년 평균 4.5 권을 읽는다고 한다. 상세 통계를 모르지만, 아마 쏠림 현상이 강하지 않을까 추정한다. 여기도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할까? 고치면 부독부 빈독빈 정도?


  2022년 자료긴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독립서점은 815 곳이다.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누적 휴점, 폐점 수도 늘어나 총 등록된 독립서점 중 약 20%는 멈추거나 끝나있다. 한 방향으로 가는 힘이 강하면, 우리는 본능적으로 반대쪽을 쳐다본다. 스마트폰이라는 강한 힘과 대형 서점이라는 강력한 세력의 반대쪽에 독립서점이 있는 건 아닐까?


  독립서점이 열리는 일은 전국적으로 일어난다. 물론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권에 밀집해 있지만, 각 지역에는 독립서점이 있다. 거기다, 대장(?) 독립서점도 존재한다. 그들의 모습도 다양하다. 독립출판물 (명확하게 말하긴 어렵지만, 작가 자신이 기획하고 인쇄 홍보를 하는 책 정도 정의해 보자)만 집중적으로 다루는 서점, 커피와 차가 있는 서점, 책방지기의 취향이 진한 큐레이션이 된 서점, 북스테이가 되는 서점.


  작고 작은 이 공간에서는 다양한 활동도 이어진다. 독서모임, 북토크, 위크숍, 공연, 전시. 난 독립서점에 무척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동생이 독립서점의 대표다. 혼자 버티기 힘들어 보여, 이름이라도 너와 함께 있겠노라며 북큐레이터로 일을 돕기도 한다. 녹록지 않다. 독립서점 지기는 N잡러인 경우가 잦다. 수익을 다각화하지 않으면 어렵기 때문이다. 서점지기는 출판사 대표기도하고, 공연 기획자이기도 하며, 독서모임장이며, 전시 큐레이터이기도 하고, 작가이며 강사이다.


  과정은 쉽지 않지만, 길을 걷게 되면 정말 취향이 담뿍 담기는 게 독립서점이다. 그래서 독립서점은 참 다르다. 비슷한 큐레이션이 있을지언정, 같은 큐레이션은 없다. 책이 놓인 순서는 다르고, 책이 서있는 위치는 늘 다르다. 다르기 때문에 독립서점을 가는 일은 즐겁고 기대된다.


  서점은 곧 서점지기이고, 서점 지기를 표현하는 곳이 바로 독립 서점인 것처럼 느껴진다.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동생을 가까이서 보게 되니, 삶이 보였고 작은 서점이 소중했다. 약속보다 이르게 도착하면 가까운 곳에 독립서점이 있는지 찾는다. 사서 응원한다고 할까? 아니다, 내 눈을 멈추게 하는 책이 꼭 한 권은 있다. 대형 서점에서 만날 수 없는 책들이 나를 부른다.


  귀한 서점과 나를 잇고 싶었다. '잇다. 잇다.'를 속으로 되뇌고 나니 뜻이 보인다. 묘하다.


    1. 두 끝을 맞대어 붙이다.

    2. 끊어지지 않게 계속하다.

    3. 뒤를 잇따르다.


  독립서점과 잇다의 뜻 3개 모두 어울린다. 나와 독립서점 끝을 맞대어 붙여 책과 서점 지기를 알아간다. 약하디 약한 독립서점이 끊어지지 않게 계속보고 싶어 이어지게 하고 싶다. 서점은 다른 서점을 소개하고 내가 소개한 서점에 누군가 뒤를 잇따르게 하고 싶다. 조금 거창하게 뜻을 붙이고도 싶다. 독립서점은 다채로운 상품과 콘텐츠를 준비한다. 지역의 작은 복합문화공간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면 감성 여행의 한 축을 담당할 수도 있다. 독립서점은 다양하다. 생물 전체의 위기가 곧 다양성의 감소인 것처럼, 책 전체의 위기는 곧 다양성의 감소와 다르지 않다. 그들이 만든 문화가 곧 책 위기를 극복하는 단서가 있지 않을까?


  동네서점 지도를 살펴본다. 숨어 있던 독립서점들이 눈에 띈다. 그들과 나를 잇기 위해 달력에 적어둔다. 가볼 날짜를 크게 표시하니, 기대가 된다. 어떤 서점이, 어떤 책들이 나를 기다릴지. 숨어있는 취향을 찾고, 그들이 남기고 있는 삶의 조각을 보고 싶다. 거대한 이유가 아니라도, 독립서점에 가면 좋다.


  가보실까요? 독립서점과 그대를 이어드립니다.




덧붙임

    대형 서점도 가끔 가보려고 합니다. 그들의 모습과 독립서점의 모습의 다른 점을 보려고 합니다.


독립서점을 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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