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 지 2년이 넘었다. 플랫폼도 여럿이다. 인스타그램에 책 소개를 쓰기도 하고, 네이버프리미엄 콘텐츠에는 과학 관련 글을 남기며, 브런치 스토리에는 내 생각을 남겨두기도 한다. 시작할 때는 그렇게 쓰 쓸 거리가 남아나겠나 싶었다.
가끔 마감에 쫓기는 사람처럼 겨우 쓰고 발행하기도 하며, 고뇌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없냐? 아니다. 계속 썼지만 여전히 쓰고 있다. 최근 며칠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그렇다고 글감이 없었을까? 아니었다. 인스타그램에 소개할 책은 밀렸고, 네이버프리미엄 콘텐츠 임시 저장글은 쌓였으며, 브런치 스토리 작가의 서랍에는 제목이라도 적어두었다.
글을 정리하고 있으니 떠오른 문장이 하나 있다. "망치를 들고 있으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 출처가 어지러웠다. 하나의 방법으로 모든 것을 단순히 보며 답을 찾는다는 뜻 정도다. 출처를 찾아 검색을 더 했더니, 비슷한 말을 하나 찾았다.
에이브러햄 캐플런과 에이브러햄 매스로우가 했던 말이다. "어린아이에게 망치를 주면 두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찾아다닐 것" 다른 이름으로는 매슬로우의 망치라고도 불린다. 원문을 찾아보려 하다 그만두었다. (1962년 책 "Toward a Psycholoy of Being",1966년 책 "The psychology of Science", 또는 1964년 책 The conduct of Inquiry: Methodology for behavioral science을 찾아야 한다)
모두 같은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다, 조금씩 다른 삶을 누리며 산다. 누군가는 직장을 가고, 누군가는 자신의 사업을 한다. 때론 조금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버는 이들도 있다. 자신의 취미가 있는 분들은 요리를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때로는 결혼을 하거나 비혼을 살고자 결심한다. 직장에서 승진하거나, 이동을 한다. 퇴직을 해서 새로운 공부를 하기도 한다. 이별하고 다시 만나는 삶을 산다.
비슷하지만 사람마다 다르다. 환경, 문화, 시간이 모두 같아도 우린 다른 삶을 산다. 정말 비슷해 보이는 삶도, 개인마다 받는 느낌은 미묘하게 다르다. 매일이 조금씩 다르다. 글을 쓰면 그 모든 일, 모든 것은 다르다. 일반적이고 평범하고, 전형적이라 불리는 모든 일들이 다르게 다가온다.
글을 쓰고 나니 모든 일이 글감이 된다. 망치를 들고 있는 아이처럼 미세한 차이을 보고, 느낌이 떠오르면 글감으로 잡는다. 적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찾게 된다. 매일 먹던 밥도, 매일 일어나하던 세수에서도 글감을 찾는다. 매일 지나가던 길에 있는 이들도 눈에 띄게 된다. 모든 일이 못이고, 내겐 글쓰기라는 망치가 있게 돈다.
우리가 지내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말은 진부하다. 우리가 지내는 모든 시간은 무척 개인적이다. 봉준호 감독님 말을 끼워 놓고 싶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우리가 흩어놓는 시간은 무척 창의적인 생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