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방해꾼

by Starry Garden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


틈만 나면 놀았다. 방학은? 당연히 논다.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가 일상이 되는 기간이 방학이다. 우리의 주 종목은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공기놀이고, 가끔 하는 시범종목에는 술래잡기, 구슬치기가 있다.


고무줄놀이가 참 재미있었는데, 노래를 기억하려 노력을 했지만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고무줄은 총 다섯 단계로 진행된다. 단계가 지나갈수록 난이도를 올리는데, 바로 고무줄의 높이다.


1단계: 발목

2단계: 무릎

3단계: 허리

4단계: 어깨

5단계: 머리


5단계까지 가면, 그야말로 올림픽 종목이 된다. 다리를 한껏 올리는 체조와 같은 부드러움과, 태권도 뒤돌려차기처럼 박력이 있어야 통과가 가능하다. '휙~, 휙~' 소리를 내며 노래가 끝났을 때의 성취감은 대단했다.


다음 종목은 공기놀이다.

지금은 문방구에 가면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공기를 살 수 있지만, 그 당시에 우리는 공깃돌을 찾아다녔다. 보통 다섯 개의 공깃돌로 게임을 진행하지만, 그 당시 우리는 수많은 공깃돌을 한대 모아 놓고 했다.


게임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각자 모아 온 공깃돌을 10개씩 한 뭉텅이 만든다. 그리고 하나의 공깃돌을 하늘로 띄운 뒤 공깃돌 뭉텅이에서 잡을 수 있을 만큼을 손으로 쳐 이동시킨다. 그 후 이동시킨 모든 공깃돌을 한 번에 잡으면 내 것이 된다. 그렇지 못한다면, 공깃돌을 원 위치시킨 후 다음 차례의 친구가 게임을 진행한다. 그렇게 공깃돌 뭉텅이가 없어질 때까지 반복한다. 게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면, 각자가 모아 온 공깃돌을 자신만이 아는 곳에다 숨겨놓곤 다음날을 기약한다.


마지막 종목인 땅따먹기.

땅따먹기는 큰 테두리를 쳐 경기장을 만든다. 그리고 각자의 시작 지점에서 자그마한 영역을 타원형으로 그린다. 그리고 돌을 쳐서 세 번 이내에 들어온 땅을 선으로 이어 자신의 땅으로 편입한다. 각자의 땅을 침범해서는 안되고, 경기장을 벗어나면 안 된다. 그리고 세 번 만에 자신의 영역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차례는 다음 친구에게로 넘어간다.


이 게임의 변수는 경기장의 상태와 최초 시작 지점이다. 경기장의 상태가 꽤나 좋은 곳에서 시작한다면 땅을 차지하는데 무척 수월하지만, 땅이 거칠고 방해물이 많다면 뻑 난감한 시작이 된다.


돌, 빈 공터 그리고 검은색 고무줄만 있으면, 우리는 하루 종일 참 재미있게 놀았다.


방해꾼


우리의 놀이가 올림픽 종목이었다면, 방해꾼은 없었을 테다. 하지만, 방해꾼들은 호시탐탐 기회를 보며 우리 놀이를 방해하는 걸 놀이로 생각한다.


고무줄놀이 방해는 바로 줄 끊기다.

그들은 어디서 났는지 모를 날카로운 도구를 구비한다. 그러곤 때를 기다리는데, 보통 4~5단계를 노린다. 타깃이 되면 한 마리의 치타처럼 은신하며 우리의 경기장으로 깊숙이 들어온다. 그리곤 자신들의 먹잇감에 충분히 가까워진 후 빠르게 달려가며 줄을 끊고는 줄행랑을 놓아버린다.


그들의 웃음소리는 점차 멀어져 간다. 우리의 경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서 줄의 양끝을 묶고 다시 게임을 시작한다. 나쁜 녀석들!


공기놀이의 방해꾼은 어른이다.

그 기원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공기놀이를 하면 비가 오거나, 올 비가 더 크게 온다고 한다. 공기놀이도 땅따먹기처럼 경기장이 중요한데, 평평해야 모두에게 공평하다. 기원 모를 미신을 따르는 동네 할머니 댁이 우리의 주 경기장이었다.


경기에 집중하고 있으면, 그 집에서 할머니가 빗자루를 들고 나오신다. 평소에는 조용조용하시다가 우리의 공기놀이를 보시면 다른 자아가 나온다.


빗자루를 흔드시며,

"이 녀석들(자체 검열했습니다), 비 온다니까 그만해!!"


비가 조금 오면 어떤가? 그 할머니는 자신의 신념에 따라 우리를 막아섰고, 우리는 우리의 신념에 따라 굳이 그곳에서 했다. 공기놀이에 스릴을 더하니 보다 재미있는 게임이 되었다.


땅따먹기의 방해는 줄 없애기다.

고무줄을 끊고 달아난 녀석들이 다시 등장한다. 그들은 이번에는 아무런 도구도 필요하지 않다. 이번에는 홀로 오지 않고 두 명이 한 팀을 이룬다. 그들은 우리가 자리 잡은 시작 지점 사이를 노린다. 그리고 발을 질질 끌며 사방에서 지나간다. 그리고 우리의 돌과 우리가 그려놓은 경계를 없애곤 고무줄을 끊어을 때처럼 유유히 사라진다.


방해가 있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방해한 이들을 쫓아가는 것도, 방해하는 사람을 피해 달아 아는 것도. 모두 놀이의 일부가 되었다. 지금은 그 친구들도, 그 장소도 없어졌지만, 한 번은 다시 해보고 싶다. 마음은 언제든 국민학생으로 갈 수 있으니, 몸은 아니더라도.




그녀가 말한 놀이를 듣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다. 그녀의 생생한 진술 덕분일 테다. 그녀의 눈은 무척 반짝였고, 그때의 기술을 말하며 한 손짓과 발짓이 생생함을 한층 더 강화했다. 오늘 집 주위를 산책하며 땅따먹기를 할만한 땅, 평평한 땅이 있는지 한번 살펴봐야겠다.


어머니 한판 어떠세요?



1. 어떤 놀이를 하며 노셨나요?


P.S.

놀이라는 게 동네에 따라 참 다양하다. 같은 놀이더라도 동네에 따라 규칙이 다르다. 읽으신 분 중에 기억에 남는 놀이가 있으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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