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하는 요리
당신은 짜장면파 인가? 짬뽕파인가?
중국음식을 먹을 때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짜장면을 먹는 사람과 짬뽕을 먹는 사람.
대부분의 사람들은 확고한 취향과 선택이 있다.
선택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짬짜면이 있긴 하지만.
나는 주로 짜장면을 선택한다.
하지만 가끔은 짬뽕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또, 어느 중국집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주로 짜장면이라는 확고한 취향이 있다.
결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정답은 없다.
비혼인지, 결혼을 꼭 하고 싶은지. 평소에 본인의 신념과 생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혹은 오늘의 기분에 따라 비혼 주의자들도 오늘은 '결혼. 괜찮을 것도 같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짜장면과 짬뽕이 정답이 아니고, 취향의 차이 이듯이
결혼 역시 결혼을 안 하겠다는 사람과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의 차이는 정답이 없는 각각의 생각의 차이이다.
짜장면과 짬뽕을 만드는 것에는 많은 단계가 있다.
먼저, 전화기를 들어 어플이나 직접 전화로 주문할 수 있다.
사실 이 방법이 가장 간단하고 맛있다.
두 번째는, 밀키트가 있다. 요새 밀키트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재료 준비가 다 되어있는 밀키트를 사서 만드는 방법이 있다.
세 번째로, 인스턴트가 있다. 짜파게티나 오징어 짬뽕 같은. 밀키트보다도 간단하다.
마지막으로, 직접 재료를 사서 만드는 방법이 있다. 맛은 사실 가장 떨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건강한 식재료로 취향 차이에 따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결혼도 같은 것 같다. 결혼의 여러 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결혼식을 생략할 수도 있고, 스몰웨딩으로 할 수도 있고, 결혼사진을 안 찍을 수도 있고, 심지어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얽매이지 않고 동거만 할 수도 있다.
짜장면과 짬뽕을 직접 만들어보자. 나는 직접 재료를 사서 만들었다. 단, 춘장을 기름에 볶는 과정도 해보았는데 기름도 많이 들고 해서 자장 가루를 사서 만들었다.
짜장면과 짬뽕을 동시에 만들 생각이었다. 나는 짜장면, 아빠는 짬뽕을 선호하시기 때문이다.
사실, 재료는 둘이 비슷하다. 다른 점은 자장 가루와, 고추기름의 차이 정도.
재료 준비할 때, 짬뽕을 위해 미리 육수를 만들어 놓는다. 썰다 모양이 안 예쁜 채소들도 투하하고, 새우 머리, 무, 파, 양파, 다시마 등을 넣고 계속 끓이면 된다. 일단 물을 가스레인지에 올려놓고 시작하자.
재료는 양배추, 돼지고기(다진 것도 좋고, 카레 용도 좋다), 양파, 대파 그리고 전분가루가 필요하다. 여기에 해물을 추가하고 싶으면 새우, 오징어, 홍합을 추가한다.
준비된 재료들을 하나씩 볶아가면 거의 끝난다.
먼저, 파를 잘게 썰어 기름과 함께 차가운 프라이팬에 넣는다. 기름은 충분히 넣어 파가 자박자박한 정도가 좋다. 이게 파 기름을 내는 과정인데 나는 파 기름을 낼 때 식용유와 참기름을 살짝 섞는다. 참기름은 살짝 휘휘 돌리는 정도로. 그리고 프라이팬을 가스레인지에 올리고 볶는다. 볶다가 다진 마늘도 한 숟갈 추가해준다. 다진 마늘은 금방 타니 주의해야 한다.
여기에 돼지고기를 넣고 볶는다. 볶다가 색이 바뀔 때쯤, 양파와 양배추를 넣고 볶는다. 양배추가 숨이 죽어가고 프라이팬에 물이 날아가고 없을 때쯤 해산물 넣고 싶은 게 있었다면 모두 넣고 볶는다.
여기까지 짜장면과 짬뽕의 과정은 같다. 여기부터 달라진다.
아마도, 우린 어릴 때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만들어지는 자양분은 같을 것이다.
완전히 달라 보이는 정반대의 길이, 사실 하나의 '나'라는 사람을 둘러싼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같은 환경이라 할지라도
내가 앞으로 뭘 먹고 싶으냐에 따라 달라지듯,
나의 미래를 생각하며 달라진 것이다.
재료를 볶는 동안 짜장면을 위해서는 자장 가루를 풀어놓아야 한다. 혹은 춘장을 기름에 볶아야 한다. (춘장을 볶아서 쓰려면 춘장을 기름에 거의 튀기듯 볶는다. 정말 기름이 많이 들어간다.)
반면, 짬뽕을 위해서는 육수를 끓이고 있어야 한다.
짜장면은 볶아놓은 프라이팬에 풀어놓은 자장 가루와 물을 자박하게 넣으면 된다. 농도는 전분가루를 물에 풀어 맞춰준다. 진득진득하게 맞춰주면 된다.
짬뽕은 볶아놓은 프라이팬에 기름이 더 두르고 고춧가루를 넣어 같이 볶는다. 고춧가루가 생각보다 잘 탄다.
고춧가루가 어느 정도 볶아졌다 싶으면 끓고 있는 부어 넣으면 된다.
여기에 짬뽕의 고추기름이 부족할 때가 많다. 좀 더 매콤하게 먹고 싶다면, 고추기름을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만들어 주면 편하다. 언젠가 TV에서 본 방식인데, 백종원 님의 레시피인 것 같다. 작은 종지에 기름과 파를 1대 1의 비율로 넣고 고춧가루를 넣는다. 고춧가루도 1의 비율로 넣는데, 나는 섞어서 한 덩어리가 지지 않으면서 기름이 남지 않는 비율로 고춧가루를 빡빡하게 넣는다. 이 종지를 뚜껑을 덮고, 꼭 전자레인지용 뚜껑을 잘 덮고 전 저 레인지에 30초, 쉬었다가 30초, 또 쉬었다가 30초 돌려주면 완성이다. 한꺼번에 1분 30초를 돌리면 탄다.
이 고추기름은 나중에 짬뽕이 끓을 때 농도를 보고 더 추가해 주면 된다. 그리고 간장을 이용해서 간을 살짝 맞춰주면 된다.
이게 짜장면과 짬뽕의 완성이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같은 길을 온듯한데, 자장 가루와 고추기름 이 두 가지로 길은 두 갈래로 확 나눠진다.
성인이 되고, 또 성인 후에도 결혼 적령기라 불리는 시간들을 지나며 내가 완성된다.
이때 길이 확 나뉜다.
결혼을 빨리 하는 친구들도 있고, 절대 결혼을 안 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 친구들도 생긴다.
어떤 계기가 있을 수도 있고, 살아온 환경 속에 여러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짬뽕을 먹는 사람. 짜장면을 선호하는 사람.
각각 특별한 이유와 계기가 명확히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살다 보니 특별한 이유 없이 내 취향이 그랬던 사람도 많을 것이다.
비혼인 사람들도 특별한 이유가 있는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냥 나한테는 그게 더 맞아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애매모호 하지만
결혼이 꼭 필요하지 않다는 생각의 길을 간다.
가다가 좋은 동반자가 생기면
언제든 옆길로 샐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간다.
4. 밥이나 면에 부어서 이제 먹자
짜장밥이나 짬뽕밥으로 완성된 것들을 밥에 부어먹어도 맛있다.
면을 더 좋아하는 사람은 생면을 사다가 삶고, 그위에 부어서 먹으면 맛있다.
하얀 밥이, 면이 까맣게 빨갛게 물들면 먹으면 된다.
중요한 건 짜장면파에게 짬뽕을 강요해서는 안되고
짬뽕파에게 짜장면 먹기를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유와 취향이 있는 것을
나의 생각으로 강요해서는 안된다.
권해볼 수는 있겠지.
"내가 먹어봤더니 짜장면이 혹은 짬뽕이 너무 맛있어서 그러는데 너도 한 번 먹어봐."하고.
달달한 짜장면이 결혼일지,
매콤한 짬뽕이 결혼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마도 현실은 둘다의 맛이겠지.
결혼은 흔히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한다.
그럴 바에 하는 게 좋다는 말도 함께.
아마 짜장면을 먹으면 짬뽕이 먹고 싶고, 짬뽕을 먹으면 짜장면이 먹고 싶은 것과 같은 것이겠지.
짜장면과 짬뽕에 나만의 답은 있을지언정, 정답은 없는 것처럼
결혼을 하는 것과, 하지 않겠다 하는 비혼 역시 정답은 없다.
그리고, 혹시 모를 일이다.
어제까지 짜장면 먹다가 오늘 짬뽕 먹을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