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_ 제주에서도 카메라를 들었다.

행복해 보였다.

by 조승현

바다가 유독 파랗다. 좌우로 흔들리는 바다의 물결이 저 멀리 햇빛과 근사하게 만났다. 가득 들어찬 구름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그 뒤에 감춘 것이 얼마나 파란 하늘인지는 모르겠지만, 내어 놓는 것은 희고 흰 눈송이 었다. 하루를 다 흘려도 좋을 만한 풍경이 넓지도 않은 마음을 다 쓰게 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걸음을 늦췄다.

모처럼 일찍 카페에 앉았다. 하는 것이라곤 사진을 찍겠다고 나선 친구의 뒤를 쫓는 것이 고작이었다. 커피를 한 목음 넘길 때마다 그 또한 바다에 가까웠다. 옷자락을 간신히 잡아끌듯, 눈으로만 그를 좇았다.

그는 카메라를 얼굴에 대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찍은 사진을 확인하며 찡그리거나 멋쩍게 웃었다. 그리곤 다시 구멍이 많은 돌들 사이를 몇 발작 걸었다. 시간의 몫이었다. 그가 눈과 카메라에 담은 괜찮은 사진들은 시간처럼 차곡히 쌓일 것이었다.

제주의 카페 <그리울 땐 제주>

언젠가 그는 무엇을 해야 즐거운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과 삶에 뭍혀 아무것도 즐겁지 않다고 했다. 영어를 배워볼까?, 뜻 없이 얘기하다가도 이내 고개를 저었다. 내어 쉰 한숨은 무겁게 두 청년의 발아래 머물렀다.

고작 3년이지만 그날의 말이 무색해졌다. 어느새 카메라와 한 몸이 되어서는 옷보다 카메라를, 돈보다 렌즈를 먼저 챙겼다. 비로소 행복하다고, 사진을 찍은 후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화면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 웃음은 그가 찍은 그 어떤 사진보다 사진 같았다. 작고 네모난 것에 담은 것은 사진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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