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은 어디로 간걸까?

사라져도 괜찮아

by 조승현

“양말 또 샀어요?”

“응, 새하얗지??”

“그런데 뭐 이렇게 자주 사요? 양말이 자꾸 사라지는 거예요?”

“응. 그런데 한쪽씩만 사라져서 반쪽 짜리 양말만 5개가 넘는다고!”


양말과 귀걸이는 늘 한 짝만 사라진다. 양쪽 다 없어졌을 때는 없어졌다는 사실 조차 눈치 채지 못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두 짝을 잃어버렸을 때 보다 한 짝을 잃어버렸을 때 더 억울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비슷한 양말만 산다. 운이 좋으면 잃어버린 것들끼리 짝을 이루어 신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어딘가에 쓸쓸히 버려진 한쪽 양말은 어디로 간 걸까? 헬스장에서 샤워 후 새 양말로 갈아 신을 때 버려진 걸까, 빨래를 널어놓은 사이 함께 사는 고양이님이 물어간 걸까. 혹시 세탁기가 먹은 것은 아닐까? 손에 들린 왼쪽 양말보다 처량히 처박혀있을 오른쪽 양말의 행방이 궁금한 것은 왜일까. 누군가에게 기억된 채로 외로이 길을 잃어서이지 않을까.


후회와 기억은 언제나 짝을 이룬다. 우리는 과거를 생각하며 후회하지만, 우리가 잊어버린 수많은 과거 중에는 후회해야 할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 일들은 우리를 괴롭히지 않기 위해 기억과 짝을 이뤄 사라진 것은 아닐까.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닌가 보다. 행복한 망각. 언젠가 잃어버렸을 두 짝의 양말을 생각한다. 후회와 기억처럼 사라져도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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