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뺐다. 거치대에 걸려있던 자전거가 툭, 하고 빠졌다. 요즘 내 마음도 툭, 하고 빠진 것 같았다. 하루는 길고 일은 많은데 나는 없었다. 나로서의 삶은 허공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되는 방법을 찾자. 안 되는 이유 말고.'
얼마 전 글귀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SNS에 떠다니는 글 중 하나였다. 언제부턴가 SNS에서는 친구들의 행복한 사진보다 광고가 더 많아졌다. 그것들은 귀신같이 내가 관심 있어하는 것들만 보여줬다. 이젠 영어를 잘할 때가 되었다는 영어 회화 사이트도, 목 통증을 귀신같이 알고 권하는 마약 베개도 그랬다.
취향 저격으로 홍수 난 소셜 세상에서 그 문장은 둥둥 떠있었다. 젖지도 무르지도 않고 가만히 흔들거렸다. 문장을 집어 들었다. 홀로 소곤댔다. 뭐라도 다시 시작하자. 글쓰기 모임을 들어볼까. 글을 써볼까.
오늘도 익숙하게 자전거를 뺐다. 거치대에 걸려있던 자전거가 툭, 하고 빠졌다. 날이 좋았다. 글쓰기 모임으로 향하는 길, 회색이었던 도시가 몇 개의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글쓰기 모임 ‘글이나 써볼까?’에서 쓴 글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첫인상. 나이와 직업을 제외한 자기소개를 한 후, 한 명을 선정해 첫인상에 관한 글을 쓰는 게 오늘의 미션이었습니다. 짧은 10분 동안 편지를 쓴 사람도 있고 시를 쓴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는 정세랑 작가의 피프티 피플의 형식을 빌려 그 사람의 관점으로 글을 썼답니다. 무언가 힘을 얻기 위해, 늘 타던 따릉이를 타고 글 모임에 참석한 ‘예란’씨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