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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현 Apr 14. 2020

여기서는 목성 안 보여요?


"몇 달 전에 목성 봤는데, 여기서는 목성 안 보여요?"


 천문대에 와서 이렇게 묻는 아이들이 있다. 지금은 볼 수 없다고 하면 실망하며 주변을 쓱 둘러본다. ‘이 근처에서 별이 제일 잘 보인다더니, 생각보다 별로잖아’ 하는 눈빛이다. 우주를 담을듯한 눈동자에 서운함이 가득하다.

 하지만 행성이든 별이든 볼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어느 해엔 목성을 여름에 볼 수 있고, 어느 해엔 겨울에 볼 수 있다. 그러니 작년 겨울에 목성을 봤다고, 올해에도 꼭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 결코 망원경이 낙후되었거나 제가 못 찾는 게 아니랍니다. (믿어주세요)

 마음 같아서는 우주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 깡통 로봇처럼 커다란 망원경을 움직여 비행기나 인공위성, 별똥별도 보여주고 싶고 지구에 눈독을 들이는 외계인, 날아가는 아이언맨, 스타트렉의 우주선까지 보여주고 싶다. 어느 외계행성에서 그곳을 재패하고 있을 외계 공룡과도 꼭 인사시켜주고 싶단 말이다. 진심으로.


메인 사진 (c) 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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