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RSIS Aug 05. 2019

제주 노형에 작은 오름

SimSim Cafe

"

3800-13번지 위로 내려앉은 오름



다른 무언가로 채우기보다 제주의 모습이 온전하게 담겼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된 제주도의 작은 카페이다. 제주 땅을 처음으로 밟아 본 기억은 불가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다. 화창한 날씨에 한껏 들뜬 나는 바다 색감에 감탄하고 시원한 경관에 또 한 번 감탄을 했다. 아우르는 모든 것들에 홀려 찬양에 이르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

진하게 번지는 흙 내음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들 제주 모습 그 자체가 좋았다.

-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고 있는 제주도이긴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당장 마주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도 지니고 있는 곳이었다. 제주도는 카페 투어라는 여행 테마가 있을 정도로 너무 많은 카페가 있다.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브랜드부터 작은 로컬 브랜드까지 한 집 건너 한 집이 카페일 정도이다. 아마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제주에서 살아보자’라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와 해외자본의 투입으로 인한 투자가 아닌 투기현상에서 빚어졌다고 볼 수 있다. 10만 원이었던 땅값이 100만원 혹은 200만원까지 올랐고, 아직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으니 자본의 논리에 묻혀있는 것이 지금 제주도의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사회적 환경 탓에 많은 건축물들이 무분별하게 만들어져 제주도 시내는 지금 신도시 개발 현장의 느낌이다. 다행히 조금만 벗어나면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바다와 오름들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어 아직까지 자연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이 주는 경건함 사이에 감정이 묘하게 저울질하고 있을 때쯤 해맑게 웃으면서 다가와 좋은 카페를 가지고 싶다는 얘기를 건네는 클라이언트를 맞이하게 되었다.







카페의 그림


제주도를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클라이언트의 시선을 고려하며 카페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몇 가지 규칙과 동선을 적용하여 노형동 카페를 설계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1. 책을 좋아한 의뢰인의 수백 권의 책들을 보관, 공유할 수 있는 책장

2. 로스터기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

3. 편한 쉼터의 이미지


여기에 우리는 자연과 아우른 듯한 제주의 모습을 담기로 했다.






마무리


노형동 심심 카페는 제주도의 심심한 삶을 열망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하며 지어진 이름이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여유로움에 취하게 될 것이다.







Director : Starsis

Designer : Choi Kwangho

Location : 3-4, Nohyeong 7-gil, Jeju-si, Jeju-do

Building Area : 75.58 sqm

Construction : Starsis

Photographer : Hong Seokgyu

Project Year : 2017

Article : Choi Kwangho

매거진의 이전글 웃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