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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SIS Jul 31. 2019

웃집

본래의 것에 덧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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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집



본래의 것에 덧붙이다 “웃 집” 산들거리는 봄 바람이 불며 쪽빛의 꽃 봉오리가 피는 완연한 봄의 계절이다. 충남 부여 중심에서 살짝이 벗어난 규암 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세간 길 프로젝트’ 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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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 : 일상 속 전통공예를 다루는 예술가 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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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규암면은 배다리와 내륙 수로 구간이 있어 부여군에서 가장 활성화 된 교통 요충지였다. 다리가 세워지기까지 각지에서 올라온 물품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이른바 부여군 핫플레이스였던 것이다. 1968년 부여읍내로 이어지는 백제대교가 준공되면서 찾는 이들의 발길이 점차 줄고 오일장과 주막들이 문을 닫으면서 규암면은 고립되게 되었다. 지금은 옛 풍경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곳이 되어버린 이곳에 *세간 길 프로젝트(도시재생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된다. *세간은 가장 먼저 근대상업시설이었던 건축물들을 매입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수북로 41번길 8에 있는 ‘파란 집’이다. (푸른색 지붕재와 페인트로 덕지덕지 칠해졌다 해서 ‘파란 집’이라 부르고 있다.) ‘파란집’ 앞에는 넓은 공터가 있는데 마을을 가장 번성케 했던 오일장이 열리던 곳이었다. 당시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따듯한 음식을 내주었던 ‘파란집’은 평범한 국밥가게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주거공간으로 이용되어 왔다. 지금은 버려져 있는 이곳에서 *세간과 스타시스의 첫번째 프로젝트가 된다.







집위에 집


표피가 벗겨진 공간은 필요에 의해 덧대고 덧대어 제 멋대로 뻗은 벽체들과 아슬아슬하게 지붕을 받치고 있는 구조재가 외줄타기 하듯 불안해 보였다. 기능적 역할은 물론 제대로 서있기 조차 힘든 모습은 아이러니하게도 감동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곳곳에 연식이 묻어나는 모습들이 기나긴 세월을 연상케 하며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는 묵묵히 공간을 지켜오는 것들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우리는 사용 가능한 공간 구현을 위해 구조적 역할과 불안 요소들은 제거하되 최소한의 행위로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마무리


집 위의 집을 얹다. 허름해진 웃옷을 벗기고 새 옷을 입혀 주면서 ‘파란 집’이라 부르던 공간은 집 위의 집을 얹는 다는 표현으로 ‘웃 집’이라 이름을 붙여 주었다. ‘웃 집’뒤뜰에 있는 마당에서는 염색된 직물을 건조하는 곳으로 활용 될 것이고, 앞 공터에서는 옛 시장을 연상케 하는 이벤트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옛 기억들이 현재와 공존하는 듯한 ‘웃 집’은 세간의 행보에 맞춰 새로운 문화가 자리매김되고 또 다른 흔적들이 켜켜이 쌓여 기억 되었으면 하는 디자이너의 바램이 있다.









Director : Starsis

Designer : Park Hyunhee

Location : 8, Subuk-ro 41beon-gil, Gyuam-myeon, Buyeo-gun, Chungcheongnam-do, Republic of Korea

Site Area : 116.67 sqm

Building Area : 75.15 sqm

Construction : Starsis

Photographer : Hong Seokgyu

Project Year : 2017

Article : 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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