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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SIS Aug 17. 2018

나도 이정재처럼 옷을 입고 싶다.

청담동 테일러샵

"

제대로 된 슈트를 입어본 적이 있는가?




비교적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며 살고 있는 나로서도 "슈트"는 연례행사 중 한번 정도 입는 정도의 낯설 감이 있다자유분방함과 편의성을 추구하는 성향인지라 "슈트=불편하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오래전 나 홀로 떠난 유럽여행. 어느 BAR를 들어가다 입구에서 출입을 통제되었던 경험이 있다. 지배인은 슈트를 입어야 한다는 복장 규정 표지를 가리키며 '당신은 안된다.'라는 강한 의사표시를 한다. 이것이 내가 기억하는 슈트의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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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처음 뺀찌를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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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테일러샵의 시작은 이러했다.








슈트는 편한 옷이다.


"슈트는 안 불편해. 오히려 편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지!” 클라이언트가 내가 말했던 이야기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해온 것과 반대되는 이야기들. 개인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을 하는데 어떻게 불편할 수가 있는것이가? 클라이언트의 논리에 많은 생각들이 하게 되었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슈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조금씩 바뀌어 갔다. 그리고 나에게 다가와 슈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신다. 복잡하고, 섬세한 과정에 이것은 옷을 만들다기보다는 장인의 느낌에 가까운 듯하다.


체촌(사이즈 측정), 디자인 상담, 원단 선택, 원단 가공, 패턴 마킹, 가봉, 봉제, 검품 및 사이즈 피팅, 마무리, 완료 및 출고의 기나긴 과정을 거친다. 이게 단지 한 사람을 위한 과정이며,  사람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한 사람의 옷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뿐인 옷이 되는 것. 테일러샵은 매력적인 작업을 하는 곳인 듯하다. 








두 공간.


필드에고는 두 개의 층을 사용하고 있다. "두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손님의 동선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앞서 말했듯 한 벌의 옷이 만들어지기까지 손님과의 만남은 최소 3번을 가지게 된다. 필요한 3번의 만남과 두 공간의 연결은 생각보다 심플하게 답이 나왔다. 공적인 공간과 사적인 공간의 분할. 사적인 공간은 1,2차로 또다시 분리한다. 공적인 공간은 사람들이 옷의 소재와 다양한 액세서리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일반적인 쇼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적인 공간은 1:1 상담이나, 체존 등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공간이다. 








불 필요한 멋


불필요한 멋을 내지 않고, 상대에 대한 배려와 편안함을 가진 슈트를 비추어보고 3층의 두 공간은 같은 공간이면서도 확연하게 분리된 공간의 구성한다. 그리고 각각의 공간은 기능에 충실하고,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내가 그리던 공간이 비교적 잘 투영되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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