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 오어 데어] 목숨을 건, 죽음의 진실 게임

영읽남의 벌책부록 - 트루스 오어 데어


재치있던 영화로 이름을 알린 ‘블룸 하우스’가 신작을 내놓았습니다. 독특한 느낌과 소재를 가진 스릴러 <겟 아웃>, <해피 데스데이>만 봐도 이 제작사의 특징을 잘 알 수 있는데요. <트루스 오어 데어> 역시, 진실 게임을 소재로 친구들이 죽어 나가는 기괴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도전 하거나, 혹은 진실을 말해야만 하는 이 게임은 ‘도전에 실패하거나 거부하면 죽는다’라는 파격적인 설정을 가지고 있죠. 진실만 말하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진실은 자신의 삶을 망가뜨리거나, 친구의 약점을 폭로해야 하는 등 딜레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 진실만을 말할 수도 없죠. 진실을 두 번 연속 말하면, 꼭 도전해야 한다는 규칙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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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스 오어 데어>는 이 진실 게임을 통해 미국의 20대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것, 그들이 친구 앞에서 웃으며 뒤에서 감추고 있는 것들을 폭로합니다. 하나의 진실은 하나의 관계를 파괴하고, 주인공이 의지하던 친구들이 한순간에 멀어지는 걸 볼 수 있죠. 잘 연출했다면, 오컬트적인 소재 안에서 지금 20대가 직면한 문제, 고민을 심층적으로 풀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더 무섭고, 흥미로우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줄 가능성이 있었죠.


<트루스 오어 데어>는 초반부의 호러 분위기 조성과 흥미로운 게임을 영화 안으로 끌고 오는 데까지는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후의 전개는 크게 무섭지도, 재미있지도 않은데요. 인물들의 다양한 사연이 펼쳐지고, 그들 간의 망가지는 신뢰에 집중하다보니 드라마는 보강되지만, 긴장감은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리고 올리비아의 우정으로 모든 갈등이 풀리는 후반부도 어딘가 쉬운 전개 같았죠.


가장 큰 문제는 영화가 자신이 펼쳐놓은 이야기를 수습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해결책을 잃은 주인공은 SNS를 통해 모든 이들을 게임에 참여시키며 탈출하죠. 이 충격적 반전의 긍정적인 면을 말하자면, 영화가 보여주고 싶던 인간의 민낯을 완벽히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이 결말로 올리비아도 끝내 자신의 가면을 벗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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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엔 다수의 피해보다 자신의 희생을 택한다던, 숭고했던 그녀는 임박한 죽음 앞에서 결국 자신과 마키를 택하고 전 세계인을 죽음의 게임에 끌어들이죠. 이 진실게임은 한 인간의 민낯을 볼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영화는 인간의 이기적인 면과 나약함을 보여준다는 일관성을 달성하고야 말죠.


반대로 부정적인 걸 말하자면, 너무도 허무하다는 겁니다. 게임을 시작한 악령의 놀이는 많은 희생자를 만들었습니다. 관객의 입장에선 이 악령에게 한 방 먹이는 통쾌함을 기대했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런 순간을 주지 않은 채, 갑자기 등장한 이 악령에게 더 큰 즐거움을 주며 영화는 끝납니다. 뭔가 찝찝하고 짜증 나죠.


흥미로운 소재로 출발한 <트루스 오어 데어>는 스스로 시작한 진실 게임을 끝내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완결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넘어 SNS 밖으로 탈주하며 강제로 영화를 끝냈죠. 여러분은 이 영화를 보고 무엇을 느끼셨나요. ‘거짓말을 하지 말자’, ‘낯선 남자의 호의를 조심하자’, ‘폐가의 물건은 함부로 건드리지 말자’, ‘술 먹고 진실게임을 하지 말자’ 이런 게 있을까요?


블룸 하우스는 <겟 아웃> 이후 그들이 작업한 영화의 색깔을 명확히 잡았지만, 특별한 소재를 안정적인 이야기로 발전시키는 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특별한 전제를 완벽히 컨트롤 하는 영화를 만나고 싶네요. 그래서 여러분은 진실과 구독 중 무엇을 선택해주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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