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자의 씨네픽업 - 아바타
27억 8,796만 달러로 전 세계 역대 영화 흥행 1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미술상, 시각효과상을 받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걸작 <아바타>가 6월 21일 재개봉합니다. 2009년 개봉 이후 꾸준히 사랑받는 영화의 10가지 잡지식, 지금 살펴봅니다!
1.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를 이야기하려면, 시간을 거슬러 1977년부터 출발하는데요. 당시 트럭 운전사로 일하던 제임스 카메론은 친구와 함께 <스타워즈>(1977년)를 관람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틈틈이 쓴 지구와 우주를 넘나드는 SF 습작들을 떠올리며 충격을 받죠. 그는 조지 루카스 감독을 따라잡기 위해서 시나리오 집필부터 특수효과 개발까지 모든 것을 독학으로 연구했습니다.
그는 <터미네이터>, <에이리언 2>, <터미네이터 2 > 등을 연출하면서, 자신이 꿈꿔온 '우주 대서사시'를 만들기로 합니다. 1995년, 그는 '지구가 황무지로 변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군인이 파란 피부의 토착민이 사는 행성으로 파견되어, 자신의 DNA가 주입된 '아바타'를 통해 임무를 수행한다'는 시나리오 초고를 2주 만에 완성했죠.
2. 그러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먼저 <타이타닉> 제작을 진행했는데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타이타닉>으로 감독상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바타> 열정은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등장한 '골룸' 캐릭터를 통해 '모션 캡쳐'의 발전을 본 제임스 카메론은 <아바타> 제작에 착수하게 되죠. 그는 단순한 '모션 캡쳐' 기술에서 업그레이드된 '이모션 캡쳐' 방식을 만들었고, 3D 촬영 카메라도 개발해 극장 경영자들을 만나 3D 영화 상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3. 그렇다면 '이모션 캡쳐'는 무엇일까요? 배우들이 머리에 초소형 카메라를 쓰고 연기를 하면, 카메라가 얼굴 전체를 실시간으로 캡쳐해 모공의 움직임까지도 CG화하는 기술이었는데요. 초기 '모션 캡쳐' 영화들이 눈동자의 움직임과 핏줄이 비치는 피부의 투명성을 표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모션 캡쳐' 기술은 동공 크기의 변화, 눈썹의 미세한 떨림까지도 카메라가 잡아냈죠. 그래서 작품의 CG 캐릭터들은 실제 사람의 피부처럼 강렬한 햇빛이 비칠 때는 핏줄이 살짝 비치는 듯한 반투명한 피부로 표현됐으며, 표정과 근육의 움직임이 세밀하게 CG화 되어 마치 실존하는 생명체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4. 제임스 카메론은 작품을 위해 가상 카메라(Virtual Camera)를 만들었는데요. 예를 들어, 가상 카메라를 조 샐다나에게 들이대면, 화면에는 나비 족의 '네이티리'가 나오는 방식이었죠. 가상 카메라 속에서는 샘 워딩튼과 시고니 위버 또한 그들의 아바타로, 그리고 세트 환경조차도 '판도라' 행성으로 비쳐져 생생한 연출이 가능하게 했는데요. 이를 통해 감독이 배우에게 연기를 지시한 후 CG화하였을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최소화하고, 영화 속 환경에서 캐릭터에게 연기를 지시하는 듯한 방식을 통해 작품의 사실성을 끌어 올렸습니다.
5. <타이타닉>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받았던 제임스 호너가 작곡한 <아바타>의 OST도 사랑을 받았습니다. <가을의 전설>, <트로이> 등을 맡았던 제임스 호너는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도전적이고, 힘든 작품이라고 이후 언급했는데요. 그는 1년 반 동안 오전 4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작업을 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작품의 주제가로, 마지막에 흘러 나오는 'I See You'는 'My Heart Will Go On'을 만든 제임스 호너와 사이먼 프랭클랜이 공동제작한 곡으로, 레오나 루이스가 부르며 골든 글로브 시상식 주제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죠.
6. 영화의 배경인 '판도라' 행성은 지구에서 4.4광년 떨어진 행성으로, 자원 고갈로 어려움에 부닥친 인류에게 꼭 필요한 대체자원인 '언옵타늄'의 최대 매장지입니다. 그 때문에 인류는 '언옵타늄'을 구하기 위해 '판도라'에 기지를 설치하고, 무분별한 채굴을 시작하죠. '판도라'의 하늘에는 '언옵타늄'의 자기장 속성으로 인해 공중에 뜬 채 끊임없이 이동하는 '할렐루야' 산이 존재하는데요. 2010년, 중국은 <아바타>의 흥행으로 관광 홍보를 위해 장가계에 있는 '남천일주'를 '아바타 할렐루야' 산으로 변경하려 했으나, 반대 여론으로 무산됐습니다.
7. 언어학자 폴 프롬머는 13개월 만에 '나비 족'의 언어를 만들었는데요. 제임스 카메론은 언어가 담긴 책자를 만들어 배우들을 가르쳤고, 배우들이 처음 익힌 '나비 족'의 언어에 감정을 실어 표현하도록 요청했죠. 또한, 제임스 카메론은 'UC 리버사이드'의 식물학부 학과장 조디 홀트를 고용해 판도라의 식물들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부여했습니다. 그 밖에도 천체 물리학자와 음악 전문가, 인류학자들이 힘을 합쳐 '판도라'의 대기 밀도를 계산하거나, '나비 족'의 음악을 창조했는데요. 자세한 '판도라' 세계관은 인터넷 사이트 '판도라피디아'에서 확인할 수 있죠.
8. 숫자로 제작 과정을 살펴볼까요? <아바타>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판도라'의 우림에 도착하는 장면 '1프레임'을 렌더링하는데 걸린 시간은 '100시간'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이루어진 세트 '볼륨'에 설치된 카메라의 수는 '250대'인데요. 배우들이 머리에 착용한 초소형 카메라가 그들의 표정 연기를 읽었기 때문에, 세트 곳곳에 설치될 수밖에 없었죠. <아바타> 속 판도라의 자연을 구현한 CG 저장 용량은 '1페타바이트'(약 104만 기가바이트)로, <타이타닉>의 침몰 장면과 승객 수천 명을 창조하는데 필요했던 용량 '2 테라바이트'의 약 500배입니다.
9. <아바타>는 본격적으로 3D 영화의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는데, 이에 따른 안타까운 소식도 있었는데요. 양기자를 포함한 일부 관객들이 '두통'과 '메스꺼움', '현기증'을 호소한 사례도 등장했으며, 2010년 1월, 타이완에서 고혈압이 있는 40대 남성이 <아바타>를 보는 동안 이상 반응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졸중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도 등장했습니다. 또한, CNN에서는 <아바타>에 나오는 '판도라'에 매혹된 일부 관객들이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호소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었죠.
10. 마지막 잡지식은 '아바타 시리즈' 이야기입니다. 2010년 초, 20세기 폭스를 보유한 뉴스코프 그룹 루퍼트 머독 회장은 제임스 카메론과 속편 제작을 논의했었고, 2편과 3편이 2014년과 2015년에 나올 것이라는 소식도 나왔었죠. 그러나 5편까지 늘어난 작가진의 시나리오 집필, 1편의 음악을 맡은 제임스 호너의 비행기 추락사 등 계속된 사전 제작 준비 지연 끝에, <아바타 2>가 2020년 12월, <아바타 3>가 2021년 12월, <아바타 4>가 2024년 12월, <아바타 5>가 2025년 12월 개봉될 예정이라고 밝혀졌습니다. 그러니까 아직 2년 하고 반이 더 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