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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Aug 08. 2018

[신과함께-인과 연] 천만 예정작의 명과 암

영읽남의 벌책부록 - <신과함께-인과 연>


<신과함께-인과 연>의 기세가 무섭습니다. 천만 관객은 사실상 확정된 분위기이고, 과연 얼마나 많은 관객이 볼 것인지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죠. 이미 전작 <죄와 벌>도 천만 관객을 돌파했기에 시리즈 자체가 기념비적인 사건이 되어가고 있는데요. 이번 주 시네 프로타주에서는 <신과함께-인과 연>에 관해 깊게 생각해보려 합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천 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킨 저승 삼차사가 원귀였던 수홍을 마지막 귀인으로 정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이승에서는 성주신과 해원맥, 덕춘이 저승에서는 수홍과 강림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승과 저승, 그리고 삼차사의 과거가 얽히는 영화죠.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가운데, 영읽남은 <인과 연>을 거대한 사이즈를 나름 잘 견뎌낸, 잘 만든 상업영화로 정리하려 합니다. 뒤이어 계속 이야기하겠지만, 완전히 못 만든 영화였다면 이런 신드롬에 가까운 흥행 열풍이 있기는 어려웠겠죠. 이 영화의 문제점을 찾고 비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중이 호응했다는 점에서 이 영화를 좀 더 인정하고, 괜찮은 지점을 찾는 것도 유의미한 작업이 될 수 있죠.



많은 리뷰어들이 비판을 보낸 부분부터 생각해보겠습니다. <인과 연>의 전개는 ‘기승전결이 있고, 안정적인 편이다’ 외에는 좋은 평을 하기 힘듭니다. 마지막에 준비한 반전을 위해, 그리고 원작의 이승/신화 편을 합치면서 초래한 작위성이 분명 있습니다. 신선한 재미, 흥미로운 전개를 기대하기 힘들죠.


더불어 많은 팬을 보유한 원작이 베이스인 만큼 원작 훼손의 문제에서 영원히 자유로울 수도 없습니다. 저는 원작을 모르는 입장이라 그냥 넘겼던 부분이었던 것들이 원작 팬들에게는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지는 걸 볼 수 있었는데요. 다양한 분노를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대했던 덱스터 스튜디오의 CG가 의외로 별로라 실망이었습니다. 전편을 보고 한국 CG에 감명을 받았는데, 이번 편에서는 몰입을 깨는 부분이 종종 있었습니다. 전편에서 지옥이라는 공간, 혹은 판타지 풍의 도구와 캐릭터를 구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호랑이, 사슴 등의 동물을 볼 수 있었는데요. 공간과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강해 어색했습니다. 거기에 쥬라기 공원을 오마주한 것임이 분명한 공룡들도 아쉬웠죠.



지금부터는 이 영화의 성과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인관 연>은 김용화 감독이 상업 영화의 제작에 있어 뛰어난 감각이 있다는 걸 증명한 영화입니다. 대중들이 그를 거장이라 표현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상업영화의 장인, 혹은 최고 기술자 반열에 올라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죠. 무엇이 그를 흥행감독으로 만들어주고 있는 걸까요.


한국 상업 영화의 흥행 공식이라 할만한 코드는 ‘신파’와 ‘코미디’ 코드입니다. 많은 한국 상업 영화는 이 코드로 좋은 결과를 냈죠. 이 대중적인 코드를 가장 잘 이해하고, 변주할 수 있는 감독이 김용화 감독입니다. 혹자는 그를 ‘별거 아닌 이야기를 관객이 보게끔 만드는 능력에서는 국내 최고다’라는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새로움, 창의성 등과는 좀 거리가 있을 수 있지만, 대중을 몰입하게 하고 감정의 극한을 보여주는 데는 이만한 감독도 없습니다. 대중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박찬욱, 봉준호 감독보다 좋은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런 익숙한 상업적 영화를 내세우는 김용화 감독에게  누군가는 예술가보다는 장사꾼이라 비판을 보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이번에 말할 부분은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용화 감독은 한국 영상 기술에 있어 놀라운 시도를 해왔고, 큰 성공을 거둔 개척자입니다. 덱스터 스튜디오의 수장으로서 CG 기술의 발전을 이끌고 있죠. <미스터 고>라는 아픔이 있기는 했지만, 이 작품마저도 VFX 영역에서는 소중한 발걸음이었습니다. 국내에 블루 스크린 앞에서 디렉팅을 할 수 있는 감독으로서는 김용화 감독이 독보적인 위치에 있을 것 같네요.


김용화 감독은 할리우드에서 연출 의뢰를 받았다고 합니다. 우려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가 가진 상업적 코드를 다루는 능력과 CG 작업의 높은 이해도 덕에 할리우드에서도 잘 팔리는 상업 영화를 만들 것이라 기대합니다. 물론, “이 정도면 잘 만들었지”라는 평을 넘어 “이 정도로 잘 만들었어?”라는 찬사를 받을 작품도 자주 보여주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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