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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Sep 12. 2018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 보며 생각난 영화들

영읽남의 벌책부록 - 업그레이드


블룸하우스만의 맛이 살아있던 액션 영화 <업그레이드>, 재미있게 보셨나요? 하나의 몸에 기계와 인간이 동거하는 기이한 이야기였죠. SF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업그레이드>에서 어딘가 익숙한 느낌을 받으셨을 수도 있는데요. ‘리 워넬’ 감독은 1980∼90년대의 SF 영화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번 시간엔 <업그레이드>를 보며 생각난 SF 영화와 이들의 의미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를 관람하고 보실 것을 권장합니다.


1. 로보캅

사고로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기계화되는 몸은 “My name is RoboCop"으로 유명한 <로보캅>과 설정이 유사합니다. ‘폴 버호벤’ 감독의 1987년 작과 2014년 ‘호세 파딜라’ 감독의 리메이크된 작품이 있죠. <업그레이드>가 작은 칩을 이식받는 것과 달리 ‘로보캅’은 강철 슈트를 입는다는 점에서 외관적으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초월적인 힘을 가졌음에도 기계의 통제를 받아야만 하는 인간의 딜레마를 다뤘다는 점에서 <업그레이드>와 유사한 고민을 공유하죠.


2. 터미네이터

제임스 카메론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기에 <터미네이터>가 떠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I'll be back"이라는 시대를 대표하는 명대사와 하나의 아이콘이 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근육으로 기억되는 영화죠. 기계와 인간의 대립을 다루는 영화로, <업그레이드>의 후반부에 스템과 그레이의 대립에서 유사한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터미네이터’의 세계관은 <업그레이드>가 맞이할 하나의 미래일지도 모르죠. 이런 주제 의식과 함께, 기계를 이식받은 인간끼리의 추격전에서 터미네이터와 T-1000의 추격전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3. 블레이드 러너

인간과 인간이 만든 피조물 간의 관계를 보면서, 저주받은 걸작 <블레이드 러너>가 떠올랐습니다. 복제인간 ‘리플리컨트’가 창조주인 인간을 뛰어넘고, 주체적인 존재로 인정받으려는 여정은 <업그레이드>에서 스템이 추구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블레이드 러너>의 리플리컨트처럼 스템도 인간보다 뛰어난 능력이 있고, 인간에게 반란을 일으켰죠. 그리고 <업그레이드> 마지막 부분엔 그레이가 자신의 손등을 칼로 찌르는 장면이 있는데요. 유사한 장면이 <블레이드 러너>에도 있습니다. 이는 성경적인 텍스트로 볼 수 있죠.


4. 레디 플레이어 원

그레이가 해커 제이미가 있는 빌딩에 갔을 때, VR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현실보다 가상현실을 더 좋아하고, 거기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었죠. 이 가상공간의 매력과 위험에 관한 이야기는 올해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레디 플레이어 원>에도 있습니다. 오아시스의 주인이 되기 위해,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찾는 파시발의 여정을 담은 영화죠.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고 나면, 가상현실이 얼마나 매혹적이며, 빠져나오기 힘든 매력이 있는지, 그리고 어째서 현실보다 낫다고 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5. 매트릭스

마지막으로 언급할 영화는 <매트릭스>입니다. 영화의 엔딩에서 생각할 수 있죠. 인간은 현실 같은 이미지에 갇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기계가 세상의 주인이 되는 끔찍한 미래의 모습이 <매트릭스>엔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보는 게 다 거짓이고, 우리가 느끼는 것들이 뇌가 만든 착각일 수 있다고 말하죠. <업그레이드>의 스템은 그 과정을 보여줬습니다. <업그레이드>가 <매트릭스>의 프리퀄이라 해도 잘 어울리죠.


지금까지 다섯 편의 영화를 살펴봤습니다. 이를 통해 <업그레이드>가 명작 SF의 전통을 잘 따르면서도, 액션에서의 쾌감을 극대화한 작품이었음을 알 수 있었죠. 언급한 영화 외에도 생각나는 영화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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