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멜로 영화 추천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마음 모두가 지친 시기. 쌀쌀한 바람과 함께 유독 힘들 것 같은 올해 겨울. 이 겨울의 삭막함과 추위를 녹여줄 일본 영화 세 편을 준비했다. 모두 OTT 서비스로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 거리두기 탓에 실내 활동이 늘어나 답답한 이들에게 따뜻한 시간을 선물할 영화다.
제목부터 복잡한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서로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 있는 두 남녀가 만나는 로맨스 영화다. 주인공 타카토시(후쿠시 소우타)와 에미(고마츠 나나)는 서로 반대로 흐르는 시간 속에 사는 인물로, 타카토시 기준에서 내일은 에미에게 어제가 된다. 즉, 타카토시는 하루씩 어려지는 에미를 만나는 셈. 그들이 만남을 지속할수록 타카토시는 추억이 쌓이지만 에미는 추억을 잃어간다. 두 사람은 어떤 사랑을 이어가게 될까.
두 번은 봐야 인물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는 국내에선 배우 ‘고마츠 나나’ 입문작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그녀의 매력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영화다.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소설이 원작으로 화사하고 강렬한 빛과 교토라는 공간을 아름답게 담은 영상미도 일품이다. 올해 개봉한 <테넷>의 로맨스 버전으로 볼 수 있는 영화.
‘비의 계절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미오(다케우치 유코). 그녀를 기다리는 남편 타쿠미(나카무라 시도)과 아들 유우지(다케이 아카시) 앞에 기억을 잃은 미오가 나타나면서 세 사람은 다시 가족으로 뭉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비의 계절인 장마가 끝나면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하는데… 세 사람의 가족생활은 무사히 이어질 수 있을까.
올해 9월, 영화팬들에겐 슬픈 일이 있었다. ‘인생 멜로’로 꼽히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주인공 ‘다케우치 유코’가 세상을 떠났다는 충격적인 뉴스가 있었던 것. 물의 계절에만 볼 수 있던 ‘미오’처럼 이제는 영사기의 빛으로만 만날 수 있게 된 다케우치 유코.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운명적인 단 한 번의 사랑을 지키려는 미오의 선택과 노력을 볼 수 있던 순애보로 다케우치 유코의 순수한 이미지가 빛나는 영화다. 눈의 계절에 비의 계절이 주는 청량함과 따뜻함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대학 입학식 날, 횡단보도에서 만난 시즈루(미야자키 아오이)와 마코토(타마키 히로시). 남들보다 어려보이고 조금은 별난 행동을 하는 시즈루와 친해진 마코토는 사진을 찍으며 친구가 된다. 시즈루는 점점 마코토를 좋아하지만, 마코토는 시즈루보다 학교의 퀸카를 짝사랑하며 엇갈린다. 이후 성숙한 여자로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시즈루. 시주루는 마코토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까.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는 여름의 푸른 이미지가 돋보이는 영화로 겨울의 울적함을 잊게 하는 힘이 있다. 성장이 멈춘듯한 소녀의 비밀, 그리고 사랑을 위해 성장을 선택하는 모습에서 애틋한 첫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필름 카메라의 매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인물의 감정이 카메라의 촬영과 현상 작업과 닮은 구석이 있다. 앞의 영화처럼 단 한 번의 운명적이고 순수한 첫사랑에 관한 영화로 시즈루의 비밀이 드러나는 순간, 큰 감동이 밀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