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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Mar 11. 2021

[반지의 제왕] '존 레논'이 '골룸'을 맡으려 했다?

<반지의 제왕> 알면 재미있는 잡지식

‘반지의 제왕’이 비트 코인이다? ‘비틀즈’의 ‘존 레넌’이 ‘골룸’을 연기할 뻔했다? 사실, ‘김리’는 드워프가 아니다? 스낵 시네마의 잡지식, 이번 시간은 ‘반지의 제왕’입니다.


세계 3대 판타지 소설은?

반지의 제왕은 J.R.R. 톨킨이 쓴 소설이 원작입니다. ‘C.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어슐러 르 귄'의 『어스시의 마법서』와 함께 세계 3대 판타지 소설로 불리는데요. 톨킨은 옥스퍼드 영문학 교수로 재직하며 창작 동아리에서 글을 썼습니다. 완벽주의자라 집필이 매우 늦었는데, 동아리 회원들의 재촉 덕에 계속 쓸 수 있었죠. 이 동아리엔 판타지의 또 다른 전설 C.S 루이스도 있었고, 두 전설은 매우 친했다고 합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의 집필에는 총 12년이 걸렸습니다. 톨킨은 1,200페이지 분량의 이 소설을 오로지 두 손가락만으로만 타이핑했죠. 만약 그가 타이핑에 더 익숙했다면, 생전에 미완으로 끝냈던 『실마릴리온도』 직접 완성할 수 있었을까요?

비틀즈(출처: TIME)


비틀즈, 제왕이 되려 하다?

1960년대부터 ‘반지의 제왕’을 영화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전설적인 밴드 ‘비틀즈’가 관심을 보였고, 비틀즈의 새로운 곡이 등장하는 뮤지컬로 기획이 되었는데요. 이 작품엔 비틀즈의 모든 멤버가 출연하려고 했습니다. ‘폴 매카트니’는 주인공 ‘프로도’, ‘존 레넌’은 ‘골룸’, ‘조지 해리슨’은 ‘간달프’, ‘링고 스타’는 ‘샘 감지’를 맡으려 했죠.


이때 감독으로 거론되던 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연출한 거장 ‘스탠리 큐브릭’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어쩌면 다행히도 이 프로젝트는 무산되었는데요. 당시 기술로는 방대한 중간계를 실사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원작자 톨킨도 이 프로젝트를 반대했다고 하죠.

애니메이션 <로드 오브 링스>(출처: Amazon)


헐값에 팔린 판권 떡상하다?

이후 ‘반지의 제왕’ 판권은 영화계로 넘어갑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말이죠.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아마데우스>, <잉글리쉬 페이션트>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세 번이나 받은 프로듀서 ‘사울 제인츠’는 톨킨에게 판권을 구매하는 데 성공합니다. 영화화가 가능할 거로 생각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던 톨킨은 1만 파운드, 지금 우리 가치로 1,500만 원이 조금 넘는 돈에 판권을 팔았습니다. 당시 가치를 생각했을 때,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래였죠.


사울 제인츠는 바로 애니메이션 <로드 오브 링스> 작업을 시도하지만, 그의 환상적인 커리어에 오점만 남기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뉴라인 시네마’에 영화 전체 수익의 10%를 받는 조건으로 판권을 넘기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후 3부작은 29억 달러, 약 3조 3천억 원의 수익을 올렸는데요. 사울 제인츠는 2.9억 달러, 약 3천 3백억 원을 받을 수 있게 된 거죠. 훗날 총 수익에 관한 해석 탓에 소송이 있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영화계의 비트 코인 아닐까요? 그리고 톨킨의 자녀들은 돈을 주고 영화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영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스틸 컷(출처: (주)디스테이션)


반지의 제왕은 2편으로 기획되었다?

톨킨의 원작에 매료된 ‘피터 잭슨’은 영화화를 시도합니다. 이 시리즈에 관심을 보인 건 지금은 악명 높은 인물로 더 유명한 ‘미라맥스’의 ‘하비 웨인스타인’이었죠. 그는 7,5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는데요. ‘반지 원정대’와 ‘두 개의 탑’을 묶어 한 편, ‘왕의 귀환’으로 나머지 한 편을 만들 것을 제안했죠. 피터 잭슨은 열네 달 동안 두 각본을 썼지만, 미라맥스는 그마저도 제작비 초과를 우려해 한 편으로 줄일 것을 요구했고, 이 일로 프로젝트는 무산됩니다.


이후 피터 잭슨은 뉴라인 시네마와 다시 프로젝트를 논의하게 되었는데, 하비 웨인스타인과는 달리 책처럼 세 편으로 나눠 제작할 것을 제안받았죠. 세 편을 동시에 촬영하게 된 것입니다. 시리즈의 흥행에 따라 후속편이 제작되던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굉장히 파격적인 시도였는데요. 당시 피터 잭슨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맡을 만큼 흥행한 작품이 없었던 상태라 더 놀라운 제안이었죠. 그리고 1999년 10월, 세기말에 촬영은 시작되었고, 15개월 동안 세 편의 촬영이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영화 역사상 처음 있던 일이죠. 덕분에 가장 완성도 높은 트릴로지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두 개 의 탑> 스틸 컷(출처: (주)디스테이션)


아라곤은 다른 배우가 맡으려 했다?

이제는 ‘아라곤’과 ‘비고 모텐슨’을 떼어 놓기 힘들지만, 원래 아라곤은 다른 배우에게 먼저 제안이 갔습니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아라곤’을 맡을 수 있었죠. 하지만 그는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이를 거절했습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만 세 번 받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도 여러 차례 아라곤 역을 거절했는데요. 이후 비고 모텐슨이 이 역을 맡으면서 아라곤을 완성했죠. 그는 3부작을 촬영하며 검술의 달인이 되었습니다. 그를 지도했던 베테랑 소드 마스터가 ‘자신이 훈련한 최고의 검사’라고 할 정도였죠. 비고 모텐슨은 아라곤의 액션을 직접 소화했고, 리얼함을 위해 촬영용 알루미늄이나 고무 검이 아닌 진짜 강철 검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캐스팅 관련 이야기는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간달프’는 ‘007’ 시리즈로 유명한 ‘숀 코네리’에게 먼저 제안이 갔다고 합니다. 당시 개런티로 영화 흥행 수익의 15%를 제시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약 4억 달러였고, 당시 그 어떤 배우도 단일 배역으로는 받을 수 없던 엄청난 금액이었습니다. '아이언 맨’을 연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보다 많은 출연료 아닌가요? 하지만 숀 코네리는 원작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었고, 대본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거절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두 개 의 탑> 스틸 컷(출처: (주)디스테이션)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배우는 ‘사루만’을 연기한 ‘크리스토퍼 리’입니다. 그는 ‘반지의 제왕’ 프로젝트에서 유일하게 원작자 톨킨을 만났던 적이 있는 사람이었죠. 옥스퍼드의 한 바에서 우연히 만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그는 원작 시리즈의 열렬한 팬이었는데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개봉 당시, 사루만의 씬이 대폭 잘려 나갔던 것이 큰 상처가 되었을 듯합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스틸 컷(출처: (주)디스테이션)

살아 움직이는 CG?

‘반지의 제왕’ 3부작은 아카데미에서 17관왕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3편 <왕의 귀환>은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모두 수상에 성공하며 <벤허>, <타이타닉>과 함께 아카데미 최다 수상 영화가 되었죠. 3년 연속 시각효과상을 받았다는 게 가장 인상적인데요. 피터 잭슨의 초창기 영화부터 함께한 ‘웨타 디지털’이 참여해 놀라운 장면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중 ‘매시브’라는 CG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은 혁신적이었죠. 수많은 CG 캐릭터가 직접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각 종족의 속성을 알아서 행동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습니다. 참고로 영화에 ‘우르크 하이’ 분장은 100개밖에 되지 않았으며 나머지는 모두 CG였다고 하죠. 이 프로그램은 시리즈 후반부로 갈수록 업그레이드되었고, 덕분에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전투 장면은 정말 장관이었죠.

영화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 스틸 컷(출처: (주)디스테이션)

그리고 ‘앤디 서키스’의 모션 캡처로 탄생한 ‘골룸’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입니다. 사실, 앤디 서키스는 처음엔 이 역할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반지의 제왕’의 수많은 멋진 캐릭터 중 하필 골룸이라며 에이전트에게 투덜거렸죠. 하지만, 원작을 잘 알던 아내에게 혼이 났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덕분에 전설적인 CG 캐릭터가 탄생할 수 있었던 거네요. 이후 웨타 디지털은 <알리타: 배틀 엔젤>에서 현실을 완벽히 대체한 디지털 캐릭터의 탄생을 보여주는 등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스틸 컷(출처: (주)디스테이션)


김리는 드워프가 아니다?

원근법을 이용한 촬영도 화제였습니다. ‘프로도’를 연기한 ‘일라이저 우드’는 168cm, 간달프를 연기한‘이안 맥켈런’은 180cm로 한 장면에 같이 나오면 호빗과 인간처럼 보일 수가 없었죠. 제작진은 원근법을 활용해 이용해 키 차이를 연출했으며, 프로도와 간달프가 처음 만나는 장면도 CG가 아닌, 거리 차이를 활용해 호빗과 인간의 차이를 표현했습니다.


프로도와 간달프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드워프 ‘김리’로 출연한 ‘존 라이스 데이비스’의 키는 더 놀라운데요. 그는 185cm로 반지 원정대 멤버 중 키가 가장 컸습니다. 라이벌이었던 엘프 ‘레골라스’를 연기한 ‘올랜도 블룸’의 키가 180cm였는데, 실제로는 5cm 더 작았던 거죠. 그 밖에 원근법이 유명한 건 설원에 반지가 묻혀 있던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15cm 크기의 거대한 반지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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