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Mar 17. 2021

재미 삼아 30살까지 연기한다던 무용수의 대변신

배우백서 - 한예리

서른까지 재미 삼아 연기를 하려 했던 춤꾼! 그랬던 무용수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가 되어 외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스낵 시네마의 배우백서, 이번 시간은 ‘한예리’입니다.


무용을 전공했던 춤꾼

한예리는 1984년생으로 4살부터 무용을 시작한 춤꾼입니다. 국립국악중·고등학교를 거쳐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엘리트 무용수죠. 그래서일까요. ‘단아하다’라는 말이 무척 잘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그리고 이런 장점은 연기에서도 잘 보이죠. 


그렇다면 그녀는 어떤 계기로 연기를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한예리는 한예종 재학 중 영상원 무용 지도를 하다 연기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2005년 단편 <사과>로 데뷔를 하게 되죠. 2007년엔 한국 최고의 단편 영화제인 ‘미장센 단편영화제’에서 <기린과 아프리카>로 연기상을 받았습니다.

영화 <기린과 아프리카> 스틸 컷

이후에도 연기를 꾸준히 했지만, 결국엔 무용이 자신의 길이라 믿었는데요. 연기에 100% 진심은 아니었던 거죠. 그때까지만 해도 한예리는 ‘서른 살까지만 재미 삼아 연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진짜는 모두가 알아보는 법. 그녀는 가족과 지인들의 권유로 진지하게 배우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동시에 ‘김예리’라는 본명 대신 가명을 쓰게 되는데요. 어머니께서 인터넷에 ‘김예리’를 검색했는데, 동명이인이 너무 많다며 ’한예리‘로 활동할 것을 제안했죠. 

영화 <코리아> 스틸 컷(출처: CJ ENM)


연기 인생을 말벅지로 시작하다?

한예리가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영화는 <코리아>입니다. 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 단일팀이었던 91년 탐구팀이 주인공이었던 영화인데요. 하지원, 배두나와 함께 출연했던 이 영화에서 한예리는 북한 선수 ‘유순복’을 연기했습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담력이 약해 팀을 힘들게 하는 캐릭터였죠. 짧은 머리와 능숙한 이북 사투리가 인상적이었던 이 캐릭터를 통해 한예리는 많은 관객과 만났습니다.

 

영화의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는데요. 왼손잡이였던 한예리는 오른손으로 서브부터 드라이브까지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많은 연습이 필요했죠. 트레이닝은 이게 끝이 아니었는데요. 그녀를 지도하던 현정화 감독이 한예리의 허벅지를 보고, 너무 가늘어 탁구를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한예리는 시간 날 때마다 운동했고, 영화가 개봉할 당시에는 선수 같은 하체가 화제가 되었죠. 현정화 감독은 한예리가 찍힌 사진을 보고 ‘연습을 너무 많이 시켜 허벅지가 말벅지가 되었다’며 미안해했다고 합니다.

영화 <최악의 하루> 스틸 컷(출처: CGV 아트하우스)


드라마, 영화, 공연을 넘나드는 천의 얼굴

<코리아> 이후 한예리는 많은 영화에 출연했습니다. <남쪽으로 튀어>, <해무>, <사냥>, <최악의 하루> 등의 영화를 비롯해 올해의 화제작 <미나리>에서도 활약했죠. 하지만 좋은 연기력과는 별개로 아쉬운 영화가 많았는데요. 이는 연기와는 별개로 한국 영화계가 한예리를 제대로 담지 못했다는 인상을 줍니다. 조선족 연기가 인상적이었던 <해무>와 장률, 김종관 감독만이 개성 있는 캐릭터로 그녀의 연기를 잘 보여주는 데 성공했죠. 그리고 <미나리>에서 ‘모니카’라는 좋은 캐릭터를 만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직접 부른 ‘RAIN SONG’도 화제였죠.

 

드라마에서의 활약도 뛰어난데요. 조선 건국 이야기를 담은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서 최고의 검객 척사광(윤랑) 역을 맡아 화려한 검술을 보여줬습니다. ‘청춘시대’에서는 치열하게 현실을 살아가는 졸업반 학생 ‘윤진명’역을 맡았습니다. 청춘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캐릭터였죠.

영화 <미나리> 스틸 컷(출처: 판씨네마(주))

한에리는 무용도 계속 연습하며 무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방영한 예능‘온 앤 오프’에서 여전히 무용수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또한, 한국영상자료원 홍보대사로서도 활동 중입니다.


연기면 연기, 무용이면 무용까지 잘하고, 영화 행사에서는 말도 조리 있게 잘하는 한예리! 정말 다재다능한 배우 아닌가요? 앞으로도 다양한 무대에서 만날 한예리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반지의 제왕] '존 레논'이 '골룸'을 맡으려 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