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중인 우리에게 건네는 질문

Appetizer#188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편히 잠 못 드는 밤이 쌓여간다. 쏟아지는 사건·사고 뉴스와 참혹한 전쟁 등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공포가 바이러스처럼 퍼진 탓이다. 혼란한 대기 속에 호흡하는 우리도 함께 피폐해지고 내면도 서서히 붕괴되고 있을 것만 같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읽은 것처럼 시기적절하게 등장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의학과라는 낯선 시점에서 상처받은 이들을 바라본다. 이 드라마가 혹독한 시대의 광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말을 건네고 있었을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다은(박보영) 간호사가 새로운 곳으로 출근하면서 시작한다. 그녀는 3년 차 간호사로 병원과 사회생활에 익숙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는 처음이라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세상과 정신병동과 경계에 선 이방인이었던 그녀는 한 걸음씩 정신건강의학과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이런 그녀의 위치는 정신병동이 낯설 대다수의 시청자의 눈을 대변하고, 다은과 시청자는 유사한 시선에서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다은의 실수를 통해 시청자는 그들이 가졌을 정신질환 및 환자들을 향한 오해와 편견을 마주하고, 다은이 조금씩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정신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조금 더 가까워진다.


조현병, 망상, 강박, 공황, 우울증 등 다양한 정신질환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을 통해 이 사회가 앓고 있는 마음의 병을 관찰할 수 있다. 이때, 드라마는 환자들을 결코 특이한 존재로 표현하지 않는다. 다만, 특이한 환경이나 사건을 만날 수밖에 없던 운 없는 존재로 묘사한다. 부모의 집착으로 과보호 받으며 자란 자녀, 이기적인 상사의 폭력에 시달리는 회사원, 시험 준비에 지쳐 현실을 견디기 힘든 고시생, 자녀를 위해 헌신하다 자신의 삶을 잃은 어머니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들이다. 상처받기 쉬운 여린 존재로 등장하는 환자들의 사연을 통해 그들이 왜, 그리고 어떻게 마음이 붕괴되었는지 보게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가 우리와 같은 세계에 살고 있고, 하나의 불운한 계기를 통해 정신질환이란 경계를 넘을 수 있다고 말한다. 후반부 전환되는 카메라의 위치는 이 메시지를 잘 담고 있으며, 덕분에 마음의 병을 앓는 이들을 타자화할 수 없게 한다. 동시에 이 드라마가 가진 최고의 가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 자신을 진단하게 하는 데 있을 거다. 인물들의 대사를 빌려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엔 이런 묵직한 질문을 남긴다.


'나는 지금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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