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etizer#189 독전 2
[모자이크: 다양한 종류의 조각(돌, 유리, 타일)을 맞춰 무늬와 그림을 표현하는 기법]
미술엔 모자이크라는 형식이 있다. 돌, 유리 등 개별적인 조각들을 이어 무늬와 그림 등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모자이크에서는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개별적 요소가 잘 보이지 않는다. 많은 요소가 전체의 일부로서 잘 조화되고 있다는 거다. <독전 2>에 이런 이야기를 한 건 전작보다 더 튀어보이는, 그러니까 부조화되어 보이는 요소들이 눈에 밟힌 탓이다. 이 영화는 전작 이후의 이야기이면서 전작과 하나가 되려는 욕심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완성된 <독전 2>는 키노라이츠 지수 20.59%를 기록하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고, '독전' 이라는 시리즈 전체의 빛을 바래게 했다.
<독전 2>는 밖으로 형사와 마약 조직의 대결로 보이지만, 안으로는 전편의 그림자와 싸운다. 그리고 이는 자초한 일이다. 캐릭터부터 살펴보자. 전편의 주인공 원호(조진웅)가 이 선생을 찾는 목표는 같고, 브라이언(차승원)도 재등장해 원호의 반대편에 서 있다. '락'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를 연기하는 배우가 류준열에서 오승훈으로 바뀌었다. 시퀄에서 같은 인물을 다른 배우가 연기할 때 생기는 간극은 전 편을 향한 팬들의 애정과 비례하기에 리스크가 큰 선택이었다. 오승훈은 캐릭터의 통일성을 위해 전작의 ‘락’의 이미지를 배제할 수 없었다. 류준열이 구현한 인물을 재현해야 하는 오승훈과 이를 보는 관객 모두 2편에는 없는 조각을 떠올려야 하기에 몰입이 쉽지 않았을 거다. 극이 진행될수록 없는 조각이 부각되는 기이한 구조. 전 편을 관람한 520만 명의 관객이 인지부조화를 경험했을 수도 있다.
락 외의 캐릭터들은 어땠을까. 이 선생을 잡겠다던 목표로 집착과 광기에 사로잡힌 원호의 성격은 이번에도 잘 보인다. 다만, 원호는 1편의 사건 이후에도 성장하지 못한 채 무모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모습은 답답하게 보일 수 있었다. 새로운 안타고니스트의 자리에 앉은 큰 칼(한효주) 역시 전작의 진하림과 보령에게 짓눌린 듯했다. 질투심 많은 캐릭터 성격을 잘 표현한 성취가 있었지만, 반대로 극 하나에 무게를 잡을 정도에 아우라는 보이지 않았다. 브라이언 정도가 전작보다 비교적 입체적으로 묘사되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데 까지 나아가지 않는다. 이렇게 <독전 2>의 인물들은 전작의 늪에 빠져있거나, 전작의 환영에 미치지 못했다.
더 큰 아쉬움은 <독전>의 비어있던 서사를 설명하고 억지로 봉합하려는 시도에 있다. <독전 2>는 시작부터 전편과의 연결성을 부각하며 전편을 소환한다. 그리고 엔딩까지 전편의 이미지를 끌어와 두 편의 이야기를 동시에 닫는다. 정확히는 <독전 2>는 전편의 후반부와 엔딩 사이에 놓인 이야기다. 덕분에 당시 풀리지 않았던 수수께끼와 개봉 당시(확장판 이전) 모호했던 탓에 갑론을박까지 있었던 결말도 디테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이미 완결된 이야기 사이에 자리 잡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굳이 없어도 될 요소까지 장황하게 소개한 탓에 부작용을 낳았다.
이번 영화는 전편에서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이선생의 이야기와 락의 사연을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리고 화제가 되었던 엔딩에서의 에피소드를 확장하고 변주해 전편과는 다른 이미지로 문을 닫았다. 이는 과유불급이다. 작품에 있던 안개가 걷혀 답답함이 해소된 만큼 영화를 향한 흥미도 반감되어 버렸다. <독전>의 매력 중 하나는 이야기의 모호함과 이선생이라는 존재의 신비함에 있었다. 관객이 영화 속 비어 있는 부분과 함께 이선생이라는 존재를 추측하며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이런 요소를 모두 제거한 탓에 <독전 2>는 전편과 시리즈 전체의 매력을 망가뜨리고 만다.
<독전 2>는 이미 닫은 이야기를 억지로 꺼내 이어 붙인 듯한 영화다. 부자연스러운 이음새 탓에 1편과의 비교는 필연적이었고, 여러 요소가 그 자체로서 존재할 수 없었다. 더 나아가 전 편의 공든 탑을 무너뜨렸다.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할 동생이자, 전작의 팬들에게 승인 받지 못할 불운한 영화가 될 위기에 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