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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Jul 30. 2016

애국과 감시, 그리고 제이슨 본

Movie Appetizer#12 제이슨 본

폴 그린그래스의 본 시리즈
끝까지 가는 액션
그가 돌아온 이유 


자취를 감췄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의 귀환. 제이슨 본은 과거 요원 프로젝트에 얽힌 아버지의 기억이 조금씩 돌아온다. 그리고 그 속에 자신이 알지 못하는 비밀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이를 찾기 위해 움직인다. 과거에 묻힌 아버지와 프로젝트의 진실을 알기 위해 CIA 앞에 나타나는 제이슨 본. 그리고 새로운 안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던 CIA는 본과 맞서게 된다. 과거의 진실, 제이슨 본이 기억하려 하는 것은 무엇이고, CIA는 또 어떤 일을 꾸미고 있던 걸까.



폴 그린그래스의 본 시리즈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터>에 이은 <제이슨 본>은 폴 그린그래스 감독이 맞은 세 번째 본 시리즈다. 그리고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영화에 사실감을 주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 왔다. 특히, 이 능력은 본 시리즈의 장기인 추격전, 격투 등의 액션에서 두드러진다.


<제이슨 본>에서도 카메라는 거의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고 있으며, 그 움직임도 꽤 많다. 그리고 컷도 매우 빠르게 전환된다. 정신없고 혼란스러울 수 있는 이 장면들이 정보를 전달하면서 긴장감과 리얼리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데에는 폴 그린그래스의 뛰어난 설계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번 영화 속에서 폴 그린그래스의 다큐멘터리적 감각을 확인해 보는 것은 분명 재미있는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CIA와 전직 첩보원이 현실을 무대로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 것인가. 그가 이 영화의 배경으로 선택한 공간이 어떻게 현실성을 잃지 않고 구현되고 있을까.



끝까지 가는 맷 데이먼

제레미 레너가 맡았던 <본 레거시>는 작품의 완성도와 별개로 맷 데이먼이 없다는 이유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기존 시리즈의 각본가 ‘토니 길로이’가 연출을 했기에 영화 자체가 산으로 가지는 않았지만, 시리즈의 주인공이 부재한 영화는 팬들에게 어색했고, 일부는 이름만 본인 영화로 “본 시리즈가 아니다”라며 농담도 했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복귀가 조건이었던 만큼, 맷 데이먼은 그의 연출 방식에 무한한 신뢰를 보냈고, 덕분에 또 한 편의 근사한 본 시리즈가 탄생했다. <제이슨 본>은 상영 시간 내내 액션의 강도가 커지며, 긴장감도 증폭된다. 쉴 틈 없이 끝까지 달리는 영화이기에 지루할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맷 데이먼은 10년 전의 본과는 육체적으로 다를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말했지만, 사실 그의 얼굴에 묻은 세월의 흔적 외엔 시리즈의 자랑이었던 액션의 강도가 절대 약하지 않다.


(맷 데이먼의 육체적 노쇠를 걱정한 감독의 배려였는지) 이번엔 차량을 통해 보여주는 액션이 많은데, 그 덕분에 더 현란하고, 쾌감이 큰 장면들을 볼 수 있다. 초반부에 배치된 오토바이 추격전에서는 좁은 공간을 활용한 아기자기한 재미를 볼 수 있다면, 후반부 라스베가스의 추격전에서는 엄청난 물량과 속도감, 그리고 타격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제이슨 본이 돌아온 이유

폴 그린그래스는 제이슨 본이라는 인물로 할 이야기가 있을 때까지 속편을 기다렸다고 한다. 다큐멘터리적 능력을 발휘해 현실과의 교감을 찾는 이 감독이 이번 영화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과거 시리즈에서는 애국심이라는 명분으로 있었던 트래드스톤 프로젝트가 있었고, 이 실상은 암살 병기의 탄생이었다. 그리고 이는 미국이 9.11 테러 이후 패트리어트법(애국자법)으로 시민의 자유권을 침해할 수 있던 법안과 맞물려 현실과 영화가 공유하는 지점이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 감독이 찾은 현실적 주제는 인터넷과 통제에 관한 것이다. <제이슨 본>에서 첨단 기술을 이용해 최고의 병기 제이슨 본을 감시하고, 뒤쫓는 과정은 정보통신망의 징글징글한 능력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영화 속의 소셜 네트워크 ‘딥 드림’을 통해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자신이 돌아온 이유를 명확히 보여줬다. 테러, 집회, 외로운 늑대 등 현실을 가져와 배치한 감독의 의도, 그리고 그가 이 영화를 통해 말하려는 건 무엇이었을까. <제이슨 본>과 우리의 현실이 만나는 지점은 스크린만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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