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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비로운별 Jun 15. 2020

체육시간 공놀이 삼파전

야구도 재밌는데

학창 시절, 학교 다닐 맛 나게 해 줬던 수업을 꼽자면 체육 시간을 택하지 않을까 싶다.

늘 책상과 의자에 앉아 공부만 하는 따분한 일상(그렇다고 공부는 안 한다) 속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체육 시간. 게다가 체육 선생님께서 약간 귀찮은 듯한 표정을 지으시면 기대감에 부풀어 오른다.


"오늘은 자유시간, 알아서 놀아라"

세상에, 오늘은 급식이 더 맛있어질 것 같은 날이 틀림없다. 중후한 목소리들로 체육 선생님을 향한 칭송이 끝나고 나면 운동장에 놓이는 공 2개. 축구공과 농구공이다.


두 개의 공 주변에 우르르 몰리기 시작하고, 운동장과 코트를 향해 돌진하고 나면 남는 나머지 소수 인원들. 사실 나도 그중 한 명이었다. 왜냐하면 농구는 나름 큰 키 때문에 깝죽거릴 수 있지만 축구는 영 아니었기 때문.

분명 축구공을 앞으로 찼는데 대각선으로 가는 마법의 발을 갖고 있다. 그리고 농구를 하자니 체력과 기술이 약해서 2~3점 정도 점수가 날 때면 나는 헥헥거리며 그늘에 앉기 마련이었다.(이쯤 되면 나는 도대체..)

그래서 내가 학교에 가져온 또 다른 공, 야구공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야구를 했다. 친구들과 어울리려면 운동 하나쯤은 해놔야 한다는 아빠의 말씀에 이끌려 가게 된 한 스포츠용품점에서 글러브를 사 왔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어렸을 때 집 근처 공원으로 가 캐치볼을 하곤 했는데, 처음에는 공이 무서워 제대로 받지 못해 공을 놓치기 일쑤였지만 하다 보니 아빠의 공을 포구할 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아빠의 조기 교육(?) 덕에 야구를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상태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나니 자연스럽게 야구를 좋아하는 친구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때까지만 해도 야구를 좋아하는 또래들이 되게 많다고 생각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대부분 축구와 농구가 제일 인기 많았고, 야구는 비주류였다.


그냥 몸만 있으면 되는 축구와 농구와 달리 글러브라는 장비가 필요해서일까, 아니면 공이 위험해서일까.

우리나라에서 매년 열광하는 프로야구의 인기와 현실은 사뭇 달라 보였다.




옛날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야구는 축구와 농구와 다르게 전문성을 띠는 스포츠로 인식되는 것 같다.

그렇기에 학교 내 동아리에서도 취미로 즐기는 축구부, 농구부는 대부분 찾을 수 있지만 야구부는 전문적으로 대회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면 인가를 받기 힘들고 찾아보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야구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보는 것뿐만이 아닌, 직접 하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기 때문에 인기가 많아져 동네 운동장에서 사람들이 야구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야구 참 재밌는데.



Photo by Eduardo Baldera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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