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룡
삼천 변 억새밭 사이
제법 넓은 아스콘 산책길
푸른 하늘 하얀 뭉개구름
가을날 오후
휴일을 만끽하는 사람들.
숲에서 나온 지렁이
온몸으로 산책길을 넘어간다.
아직 태양은 작열하고
이미 말라죽은 친구들 지나
그저 제 길을 간다.
저 앞에 먹구름이 몰려온다.
뒤돌아보니 여전히 맑은 하늘
그냥 내 길을 간다.
걷다 보니 빗방울이 후두둑.
뒤돌아보니 아직도 뭉개구름
스쳐 지나갈 가을비.
원하는 만큼 걷고 되돌아오는 길
하늘을 보니 온통 먹구름
어느새 빗방울이 굵어졌다.
가을비가 온몸을 휘감아 흐를 즈음
그 지렁이를 만났다.
그저 제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