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에 발표한 “행복의 나라로”라는 노래를 아십니까? 인간의 행복과 자유를 꿈꾸는 마음이 잘 담겨져 당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노래입니다. 사실 이 당시 우리나라는 당장 먹고사는 것이 급선무였던 가난한 시절이었습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부러워하던 때였으니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1973년에 우리나라가 작성한 국가산업기본모델이 1980년까지는 수출 100억 달러, 1인당 GNP 1,000달러[*] 달성 할 터이니 조금만 참고 허리띠 조여매고 함께 열심히 살아보자고 국민들을 다독일 때였습니다.(실제 100억 달러 수출은 1977년에나 달성되었음) 설상가상으로 1973년은 OPEC의 석유금수조치로 제1차 오일쇼크가 발생, 석유 가격이 거의 4배가 폭등하는 사태로 나라 경제가 휘청거릴 때였습니다. 한마디로 서민들의 삶이 무척 곤궁하고 힘들 때였습니다. 이러한 때에 “행복의 나라로”가 서민들의 애환을 파고든 것일 겁니다. 가사를 한번 음미해 보시지요.
행복의 나라로
한대수 작사/작곡
장막을 걷어라
너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떠 보자
창문을 열어라
추는 산들바람을 한번 더 느껴보자
가벼운 풀밭 위로 나를 걷게 해 주세
봄과 새들의 소리 듣고 싶소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 주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접어드는 초저녁
누워 공상에 들어 생각에 도취했소
벽의 작은 창가로
흘러드는 산뜻한 노는 아이들 소리
아아 나는 살겠소 태양만 비친다면
밤과 하늘과 바람 안에서
비와 천둥의 소리 이겨 춤을 추겠네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 테야
고개 숙인 그대여
눈을 떠봐요 귀도 또 기울이세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 찾을 수 없이 밤과 낮 구별 없이
고개 들고서 오세 손에 손을 잡고서
청춘과 유혹의 뒷장 넘기며
광야는 넓어요 하늘은 또 푸러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어떻습니까? 팍팍한 삶에 찌든 서민들에게 위안이 되었을 것 같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현재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풍요로운 대한민국에서 사는 여러분은 행복의 나라에서 살고 있나요? “행복의 나라로”라는 노래 따위 필요 없어야 되지 않을까요? 우린 이미 2018년에 수출 6,000억 달러(21년 6,400억 달러)를 달성하고, 1인당 GDP 32,775달러[*]인 선진 경제대국에서 살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행복의 나라를 꿈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복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우리 “인생의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현대 진화심리학자들은 “행복은 단지 더 큰 것을 이루기 위한 도구”라고 말합니다. 한마디로 생존을 위한 본능인 욕망의 충족인 것입니다. 문제는 이 욕망이 생존 본능이라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샘솟듯 솟아나 만족을 모른다는 데에 있습니다. 1970년대에는 끼니를 때우는데 급급했으니 욕망이 생존에 도움이 되는 도구로 작용하였지만 이제는 세끼 다 먹고도 디저트도 먹어야하고, 간식도 먹어야하고, 야밤에 치맥도 해야 하니 만족을 위해 행복을 위해 일단 먹고 그리고 나서 후회하고를 반복하며 살다가 성인병에 시달리며 심지어 반려견 마저 당뇨병으로 고생하게 하면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어디 먹는 것 뿐 이겠습니까? 자신이 꿈꾸는 세상과 자유를 누리기 위해 우리는 신기루 같은 행복에 눈이 멀어 오히려 괴로움과 고통의 미로를 헤매고 있습니다. 마치 마약중독환자처럼 우리는 행복이라는 마약에 중독되어 살고 있는 것 입니다.
이제 칸트의 “인간이 본능에 구속되지 않는 ‘도덕적 자율성’을 가질 때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며, 도덕적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지혜를 되새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 스스로 합리적인 이성으로 욕망을 적절하게 조절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 위 글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와 관련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은
브런치북 “나뚜라”[https://brunch.co.kr/brunchbook/hyunso2]
16화 ‘3.2 가야할 길 : 존엄성_1’에서부터 확인 할 수 있습니다.
[*] GNP(국민총생산 Gross National Product)는 한 나라의 국민이 국내외에서 만들어 낸 총 생산액이고, GDP(국내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는 국내에서 만들어 낸 총 생산액을 말함. 1990년 까지는 GNP를 주로 사용하였으나, 1990년 이후 부터는 글로벌 경제시대가 되어 다국적기업이 늘어나면서 GDP로 표준화하여 사용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