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몰라. 그냥 법대로 해. 법대로.”
우리는 사람들이 서로 의견이 분분하여 티격태격하다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 “법대로 해.”를 전가의 보도처럼 꺼내드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렇다면 법은 정의로운가? 조선시대의 양반과 평민을 구분한 법이, 일제 식민지 시대의 법이, 군사정권시대의 법이 정의로웠는가? 현대의 교묘하게 이윤만을 추구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윤리는 정의로운가?
우리는 정의의 본질을 완전무결하게 규정할 수 없기 때문에, 정의에 대한 완벽한 정답을 제시할 수 없다. 1948년 UN의 세계인권선언으로 존엄한 인권을 갖게 된 우리 인간 개개인의 자유를 각자 모두 보장하면서 사회의 정의를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치 산책길에 각자 천방지축으로 움직이는 반려견 3마리의 목줄을 잡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사람처럼 말이다. 우리는 그저 꼬인 목줄을 풀기위해 그때그때의 해답을 찾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개개인의 존엄한 인권과 자유의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공동선의 정의를 추구할 수 있을까?
마이클 샌델은 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사회가 정의로운지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 이를테면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어떻게 분배하는지 묻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자유주의자들은 여전히 존엄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마라. 그리고 제3자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한, 성인들 사이에 자유로운 계약은 반드시 보장하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은 일견 정의로워 보인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의 조건이 평등하지 않은 상황, 권력과 자본, 정보가 비대칭인 상황에서의 자유로운 계약은 정의로운가? 예를 들어 신생 중소기업이 무소불위의 권력과 자본을 가진 대기업과 계약을 맺을 때 본인들의 권리를 제대로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을까?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겠지만, 자본을 가진 대기업의 요구사항이 다소 불만족스러워도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에 사인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자유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존 롤스는 ‘정의론’에서 “정의를 고민하는 올바른 방법은 원초적으로 평등한 상황에서 어떤 원칙에 동의해야 하는가를 묻는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우리가 성취한 소득, 재산, 기회, 권력 등은 각자 개인의 능력과 노력만이 아닌 선천적 또는 역사적·사회적 우연성이 포함되어 있으니 이를 고려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재벌의 아들로 태어난 것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이 아니라 선천적으로 운이 좋은 것이고, 같은 운동선수라도 축구, 야구 등과 같은 인기종목의 선수에게 연봉을 몰아주는 것은 역사적·사회적 우연성이 개입되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모든 개인은 동등하게 존엄한 입장에서 기본적인 자유권을 보장받는다. 이 원칙하에 모든 개인은 기회의 평등이라는 동등한 삶의 기회가 주어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타나는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은 가장 취약한 사회적 약자의 이익을 위해 조정할 수 있어야 정의로운 사회인 것이다.
따라서 정의로운 사회는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도덕에 기초하여 다수의 행복을 이끌어 내는 공동선의 사회를 추구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우선 먼저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도덕에 기반 한 희생과 봉사의 시민의식을 함양하도록 한다. 그 다음 자본의 탐욕에 맞설 수 있는 충분의 7가지 기본재(건강, 안전, 존중, 개성, 자연과의 조화, 우정, 여가)를 구성원 모두에게 적정 수준으로 보장하고 공공서비스를 민간서비스 수준으로 향상시켜 제공함으로서 공동체 연대를 강화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자유 시장에서 개인의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 등을 최대한 보장하되, 선천적 또는 역사적·사회적 우연성까지를 고려하여 구성원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고 합의를 이끌어내 공동선의 도덕적 가치를 실현하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 위 글 ‘정의로운가?’와 관련한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은
브런치북 “나뚜라”[https://brunch.co.kr/brunchbook/hyunso2]
14화 ‘3.1 가야할 길 : 행복 3’와
15화 ‘3.1 가야할 길 : 행복 4’에서 확인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