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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강가에서

냇물처럼

by 이성룡

냇물처럼



이 성 룡


냇물은 흐른다.

이유 없이 그냥 아래로

가는 길에

바위가 있으면 돌아가고

조약돌이면 넘어가고

막히면 그저 기다린다.


냇물은 흐른다.

거부 없이 그냥 아래로

가는 길에

들꽃에겐 나눠주고

나무에겐 빨려주고

자신을 그냥 내어준다.


냇물은 흐른다.

불평 없이 그냥 바다로

가는 길에

소리 없이 대자연을 만들고는

자랑 하기는 커녕

가장 낮은 곳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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