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룡
첫눈이...
농익은 한겨울의 폭설처럼
참 많이도 내렸다.
언제나처럼 눈 내린 출근길은
순백의 아름다움과 빙판의 두려움
야누스의 감상이 있다.
과감하게 나선 출근길
두려움만큼이나
설빙 잔뜩 짊어진 가로수들이
처연하게 아름답다.
아마도 저 나무들은
이 순간을 감당하기 위해
한여름 몸과 마음을 살찌워준
자랑스러운 자신의 잎을
과감하게 내려놓아 버렸나 보다.
눈이 오든 비가오든
초지일관하는 상록수는
눈덩어리 감당 못하고
가지 하나가 부러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