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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강가에서

산책

by 이성룡

산책


이 성 룡


삼천 변 한겨울 칼바람이 매섭다.

남녘 저 멀리 모악산 정상 바라보며

부산하게 옷깃을 여민다.


살얼음 동동 흐르는 물속을

여유롭게 걷는 하얀 두루미.

그 주변을 청둥오리들이

이리저리 바쁘게 움직인다.


하얀 갈기 로마 군대처럼

좌우에 도열한 억새 사이를

힘주어 사열하다보면

바쁘게 들랑거리던 상념도

어느덧 조용히 가라앉는다.


아직 모악산이 저만치 있는데

바로 앞 장례식장을 뒤로하고

발길이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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