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룡
석양이 아름답다.
자신을 불태워 나눠주고
조용하게 산화하는 모습이...
가을이 참 멋있다.
한여름 땀 흘려 가꾼 잎새
아낌없이 내려놓는 행동이...
생각마저 없는 자연의 섭리에
존엄한 인생은 폭풍처럼 감동하고도
실천하지 않는 명분으로 미련을 잉태한다.
태양은 내일이 있고
가을도 내년이 있지만
인생은 다음이 없다는 욕심이다.
나올 때 실컷 울었으니
가치 품고 같이 충실하게 살다가
돌아갈 때 훌훌 털고 웃으며 가자.
남겨진 세상이 아련한 미련으로
진정 슬퍼해 줄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