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룡
아침마다 행운처럼 솟아오르는 태양은
온 세상 고르게 빛을 내려 주지만
동굴 속까지는 찾아가지 않는다.
어둠에서 조차 말없이 흐르는 강물은
온 땅에 차별 없이 물을 나누어 주지만
나태함까지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저 하늘의 태양도 이 땅의 강물도
삼라만상을 살아가게 해주지만
차고 넘치면 오히려 독이 된다.
덕분에 씨앗 하나 마음에 여물었거든
기꺼이 토해내고 고향으로 돌아가라.
저무는 태양도 흘러가는 강물도
그대로 두어라. 나뚜라(Natu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