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룡
아침 일찍 일어나 항상 해왔던 것처럼
자전거에 몸을 싣고
전주천 산책로를 달립니다.
해도 뜨지 않고 비도 오지 않는 날씨덕분에
바람을 가르는 기분 또한 상쾌합니다.
여느 날 같으면
흐르는 물과 하루가 다르게 키가 자라는 갈대들..
그 사이사이 자리 잡고 방긋 웃는 야생화들에게
정겨운 인사 나누며 콧노래와 함께
그렇게 또 하루를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어인 일입니까?
출발할 때부터 이상하다 싶더니
아랫배가...
지금 내게 필요한 건 화장실 입니다.
하지만 이미 집에서 5Km 이상 떨어진 한벽루 부근
주위 어디를 둘러보아도
아름다운 산천초목과 간간이 경쾌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뿐
지금 이순간 이곳은 나에게 지옥입니다.
세상은 그대로인데 그 속에 있는 나의 마음은 순간
불행의 화신으로 변했습니다.
강아지 한 마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 앞에서 볼일을 마치고
온몸을 흐드러지게 한번 털어주고
갈 길을 갑니다. 관대한 후견인에게 재롱을 피우면서...
벗어 던지면 곧바로 천국인데
고걸 붙잡고 지옥을 고집합니다.
2007년 7월 25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