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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 po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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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Oct 20. 2024

[틈] 사이

섬,

사람과 사람 사이에,

그 [틈]에 그것이 있다고들 말을 했다.


나는 그것을 시간에 묻어 둔 것들이라고 말해야 한다.


시간이라는 것은 무작스러운 데가 있다.

시간 안쪽으로 사라져 없어져버린 줄로만 알았던 것들이 사실,

차곡이 쌓여가고 있었다는 걸 안 것은,

내가 무엇에 걸려 허공을 헛짚어야 했던,

아니 내가 제풀에 걸음이 엉겨서 허공에 몸이 뜬 그 순간,

잠깐의 [틈]도 없었던 그 순간,

계단을 굴러 떨어지기 바로 직전까지,

찰나의 바로 그 순간에,

내 머릿속 하드디스크가 너덜너덜 덜그럭거렸던 그것,

그것들이 한번에

솨---하고, 솟구쳐 나왔던 것이다.

 

거기를 사람들은 [틈]이라 불렀다.


지금 내가 여기에 있고,

뜨거운 몸뗑이가 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엄연한 실존의 사실,

이 ['있다'는 '나'] 앞에서 나는,

그것이 나인 줄로만 알았고,

발뺌할 수 없이 분명한 나인 줄로만 알고,

촤르륵--- 펼쳐진 얼굴들이 나를 확 덮어싸듯 순간, 나를 휘감았다.

굴러 회전하는 내 구차한 몸뗑이를 그대로 둔 채,

나는 나로서만이 온전했다.


허상과 가짜, 부동의 것들을 단칼에 내리쳐버린 얼굴들.


그 일들이 [틈]과 [틈] 사이에 있는 나를 전복시켰다.

띄엄띄엄,

건너온 세월,

건너온 것이 아니라,

돌아왔다는 것을,

계단을

하나,

둘,

굴러,

내 몸이 정신없이 돌아갈 때조차,

나를 붙들고 못내 떨어지지 못하고 있던 것.


그것,

바로 그것들이 [틈] 속에,

굴비엮듯 한줄로 구겨진 채로, 한가득, 들어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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