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영국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다.
설마가 현실로. 트럼프 Again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다.
재선 실패 후 다시 돌아오는 미국 역사상 최초 대통령이 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2016년에 이어, 설마가 현실이 되는 경험을 다시 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확연히 다른 두 후보가 경쟁에 나서며 선거 막판까지 그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접전을 펼쳤다. 성, 인종, 클래스, 정치이념 모든 사회 이슈들이 총망라된 두 후보는 역사상 기록될만한 진검승부를 펼쳤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전 세계는 독감이 걸린다고 할 정도로 미국의 세계 패권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그에 따른 각 국가들은 이해득실 따지느라 바쁘다.
영국 현지 뉴스도 마찬가지다. 선거 직전 진행된 YouGov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들의 64%가 해리스 후보가 차기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했다. 단 18%만이 트럼프의 재선을 희망했다. 같은 조사에서 영국인들의 76%는 미국 대선이 중요하다고 답했고 단 17%만이 상관없다고 답했다.
미국의 나토 탈퇴?
전 트럼프 행정부는 탈퇴를 고려했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미국의 나토(NATO) 활동에 회의적이었다. 2기 행정부에서는 나토 회원국들에게 GDP에 따라 추가 부담금을 더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더 나아가 미국의 세계 방위 전략을 부분 또는 전면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바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물론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 언급이 없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자신감을 피력하는 트럼프의 기존 입장을 고려하면, 러시아의 확장 정책에 대항해 그동안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오던 나토 회원국들의 입장이 난처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미국의 스탠스 변화는 유럽 지정학 상황에 큰 위험으로 간주되고 있다.
중동 정세에 대해 트럼프는 이스라엘을 적극 지원하고 이란과는 핵에 대한 더 많은 제재를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중인 상황에서 이스라엘 네타냐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트럼프의 등장은 중동 정세를 송두리째 흔들 수 있어 매우 민감하다.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의 통상 강화?
영국 브렉시트 당시 트럼프는 영국 전 수상 보리스 존슨의 치적을 높이 사면서 앞으로의 무역 협정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었다. 영국의 입장에서는 유럽 밖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측은 건강 산업이나 미 육가공 식품 등의 영국 수출 관련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산 닭 염소 소독 등 전례를 들어 미국산 식의약품 안전에 대해 영국 내부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선거 기간 중 트럼프 후보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에는 모두 10-20% 추가 관세를 약속했었다. 영국 제품에도 예외는 없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관세를 공언했는데 이런 급격한 통상관계 변화는 미국 소비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인플레이션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영국 노동당과의 관계
얼마 전 트럼프 선거 캠프가 영국 노동당이 상대 해리스 후보 캠프에 지원 인력들을 보냈다며 비난한 일이 있다. 물적 증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현재 영국 노동당 스타머 정부가 새로 입성할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에서 처음부터 매끄럽지 못한 것에는 이견이 없다. 신문 기사에서 트럼프의 모친이 스코틀랜드 출신이고, 트럼프가가 영국 로열패밀리에 비교적 호의적이라는 점 등 긍정적인 관계 지향점을 찾기도 한다.
형제라 부를 만큼 돈독한 관계를 자랑하는 영미 관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언론은 두 번째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맞이하며 그 예측 불허한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숨기지 않고 있다. 세계 모든 국가들의 다시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부디 트럼프 새 행정부가 만들어가는 세상이 세계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미래가 되기를 바라본다. 이제는 정치적 이념과 이데올로기보다는 오로지 국익 우선한 미국을 맞이할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