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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주 Feb 01. 2024

마사지받은 기분, 쿤달리니 요가

내 안의 기운을 깨운다.

아침 두서너 시간 일에 집중하고 나서 정오가 가까워질 때면 꼭 배고픔만이 아니더라고 두뇌의 활동이 느려지면서 주의환기를 필요로 하는 상태가 된다.



예전 말레이시아에서 수련할 때 배우던 요가 선생님께서 줌으로 강의를 하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곳 현지시각 오후 7시 30분이면 내가 있는 영국과는 딱 8시간 시차, 오전 11시 30분이다. 내 바이오 리듬에 기운을 불어넣어 줄 좋은 기회다 싶다.  



반가운 마음에 스승님께 문자를 바로 보낸다. 2017년이니 벌써 5년여 전이지만 요가강사과정이었기에 일 년 중 두 번에 나누어 한 달간 요가 센터 주위에서 합숙하면서 수련한 경험이 있다. 선생님의 강의 스타일을 잘 아니 줌 강의지만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아이고 잘 지냈어요, 그럼 기억하지요"

오래간만의 안부인사에도 반갑게 환영해 주시니 더없이 좋다.



지난주 첫 시작은 오랫동안 수련을 멀리한 탓인지 집중이 잘 되지 않았는데, 이번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마음은 원하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던 지난 주라면, 오늘은 몸과 마음이 함께 준비가 됐다고나 할까.


쿤달리니 구루 요기 바잔(Yogi Bhajan), Yoga International 사이트 발췌


요가는 여러 가지 형태로 자신을 깨우는 수련방식이 있는데, 오늘 오후 내가 수련하게 될 요가는 쿤달리니(Kundalini)라고 불린다.



산스크리트어로 '인간 안에 잠재된 우주 에너지'라는 뜻으로 내 안의 기운을 깨워 세상의 에너지와 연결한다는 의미를 가진 수련 형태이다. 척추를 중심으로 똘똘 감긴 회오리 모양의 에너지를 형상화하여 몸속의 에너지를 설명한다. 보고 듣는 오감의 정보를 집중과 호흡을 통해 차단하여 마음을 분리시키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도록 연습한다.



Being at this moment.(그 순간에 머물러라)

말처럼 쉽지 않다. 명상을 위해 눈을 감으면 온갖 잡생각들이 들러붙는다.

'오늘 빨래해야 하지 않나부터 얘들 준비물이 뭐였더라.' 일상 속 해야 할 일들 생각에 붙들려 집중하지 못할 때가 많다. 쿤달리니에서는 호흡을 평소와 다른 속도와 방법으로 바꿔서 당연하게 생각한 신체 리듬을 흔든다.  가슴 흉곽과 단전을 이용해서 맑은 공기를 충분히 들이시고 내쉬는 순환을 반복한다. 기운을 높이는 자세를 반복하면서 그 과정에서 몸 속 에너지를 다스리는 연습을 한다. 내 몸과 세상의 에너지를 연결하는 마음이다.



나는 하타빈야사(Hatha Vinyasa)라는 요가도 수행 중이다. 요가라는 큰 줄기는 같지만 요가 수련의 방법이 다르다. 가장 큰 차이는 Asana, 즉 신체 운동 목적의 차이다.



하타빈야사는 많은 분들이 요가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다. 몸의 근력과 근육 이완을 반복하면서 신체의 밸런스를 맞춰가는 동작을 한다. 물론 이후 명상의 기운을 높여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쿤달리니 요가는 몸의 코어 에너지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신체운동을 한다. 그렇다 보니 몸을 움직이는 동작이 좀 더 단순하고 반복적이며 한 동작을 3~7분 정도 길게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요가 수련 후 느껴지는 청량함, 노곤한 느낌이 좋다. 어디 좋은 스파에서 마사지받은 듯 몸과 마음이 개운하다. 가끔 내 컨디션을 잘 모르고 호흡을 빠르고 강하게 일으켜 과호흡 상태 마냥 머리가 멍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하기도 한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는데, 수업을 마치고 바로 누워 20분간 낮잠을 잤다. 보약잠이 이런 것이구나, 몸과 마음이 그리 개운하고 단정해 질 수가 없다.



그동안 국제 이사를 하고 완전히 바뀐 생활환경에 적응하느라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던 요가 수련을 다시 하게 되어 기쁘다. 수련할 마음의 여유를 다시 찾은 나 자신에게 감사하고, 줌이라는 온라인 공간에서 소통 에너지가 부족할 수 있는데, 스타일을 잘 알고 있는 선생님들이 이끌어주시니 부족함을 채우며 따라갈 수 있을 것 같다.



시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디지털 문명의 장점을 잘 활용하겠다. 참 세상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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