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사 학점은행제 식물보호산업기사 취득 후기

안녕하십니까. 올해로 인생 2막을 준비하고 있는 54세 중년 사내입니다.


평생을 행정직 공무원으로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어느덧 정년퇴직이 목전에 들어오더군요. 허허...

막상 퇴직을 앞두니 집에만 있기엔 아직 기운이 넘치고, 재취업은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고민이...

그러다 평소에도 식물 키우는 즐기기도 했고, 원래 나이 들고 하다보면 목가적인 삶이 또 낭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쪽으로 어찌저찌 알아보던 중 나무의사라는 국가자격증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9년에 신설된 자격인데, 나무의 병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전문직이라니... 노후에도 전문성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한국에 나무 안 키우는 곳이 어딨습니까? 국토 대부분이 산인데요.


그런데 이게 나무의사도 의사랍시고 ^^.... 응시자격이라는 문턱이 참 높더군요... 관련 학과 석·박사 있거나 산림이나 조경 쪽 경력 있거나 아니면 기사 산업기사 있으면 시험 볼 수 있다던데 에잉, 내가 무슨... 하고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만, 길은 다 있더군요.


인터넷을 수소문해 보니 학점은행제라는 제도를 통해 산업기사 도전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식물보호산업기사를 첫 단추로 잡았습니다. 이게 있으면 나무의사 응시 자격도 생기고, 실무 지식도 쌓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아니겠습니까. ^^


41학점만 채우면 된다기에 바로 등록했지요. 낮에는 공직 업무에 충실하고,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쪼개 폰으로 강의를 들었습니다. 주말엔 남들 쉴 때 과제 작성에 몰두했고요. 처음엔 시스템이 낯설어 진땀도 좀 뺐습니다만, 타자로 밥 벌어먹던 가락이 어디 가겠습니까. 6개월 만에 응시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그 뒤로는 정말 오랜만에 고시 공부하는 젊을 적의 추억을 떠올리며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식물병리학, 농림해충학... 과목 이름부터 생소하더군요.

확실히 젊을 때 생각했다가 50대 중반에 책상 앞에 앉아 있으려니 머리도 예전 같지 않고 돌아서면 까먹기 일쑤였습니다. 세월이 참 무상하네요.

그래도 기출문제를 어떻게든 달달 외우고 유튜브에서 강사님을 벗 삼아 거즘 3개월 정도 보냈더니, 어찌저찌 산업기사 필기 실기는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산업기사를 따고 나서 나무의사 이어가려면 150시간의 양성 교육을 반드시 이수해야 합니다. 마침 인근 대학 평생교육원에 주말반이 있어 등록했지요.

꿀맛같은 주말을 반납하는 강행군이었지만 어차피 뭐 주말에 산 타는게 취미였는데, 기왕 산타는거 나무도 배우고 어차피 실습도 나가니까 과정이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물론 나무의사 1차 필기는 악명이 높은 만큼 저도 한 번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ㅠㅠ


하지만 공직 생활 30년, 고시도 통과해서 올라온 마당에 이 정도에 무너질쏘냐는 마음으로 재도전하여 결국 합격의 기쁨을 맛보았습니다. 2차 서술형과 실기 시험까지 치르고 작년 말, 드디어 자격증을 손에 넣었을 때의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더군요.


퇴직 후 당장 나무병원을 개업할지는 좀 더 고민해 보겠지만, 일단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습니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더군요. 포기하지 않고 뚜벅뚜벅 걷다 보면 목적지에 닿게 마련입니다. 식물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나무의사 학점은행제 충분히 가치 있는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건강 챙기시고, 오늘도 건승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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