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를 좋아하는 것과, 영화로 먹고사는 것 사이
영화를 찍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었다. 현장 스태프로 일해보면서 이 일이 자신의 방향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정규 영화학과에 다시 입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입시 경쟁도 치열하고, 4년이라는 시간도 있다.
이미 현장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대학 입학이라는 선택지가 더 멀게 느껴진다. 반대로 영화를 공부하고 싶지만 지방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원하는 학과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대학원 진학이나 영화진흥위원회 관련 사업에 지원하려 할 때 학위 요건이 가로막히는 경우도 있다. 학점은행제 영화학은 이 지점에서 구체적인 선택지가 된다.
2. 학점은행제 영화학, 어떤 과목으로 구성되는가
학점은행제 영화학 학사학위를 취득하려면 전공 60학점, 교양 30학점을 포함한 총 14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영화학 전공 과목은 이론과 실무 두 축으로 구성된다. 이론 영역에서는 영화학개론, 한국영화사, 세계영화사, 영화미학, 영화비평론, 영화이론 같은 과목이 핵심을 이룬다.
실무 영역에서는 시나리오 작법, 영화제작론, 영상스토리텔링, 다큐멘터리론, 영화촬영론, 영화편집론 등이 전공선택 과목으로 구성된다. 연세대학교 미래평생교육원처럼 현장에서 활동 중인 영화인 교수진이 직접 참여하는 기관도 있으며, 국내외 영화제 출품을 목표로 하는 실무형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이미 4년제 학사학위를 보유한 사람은 타전공 학사 과정으로 진행해 전공 48학점만 이수하면 영화학 학위를 별도로 취득할 수 있다.
3. 영화학 학위의 진출 분야
영화학 학사학위 취득 후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경로는 영화 관련 대학원 진학이다.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등 국내 영화 관련 대학원 석사 과정은 학사학위를 기본 진입 조건으로 요구한다. 연출, 시나리오, 촬영, 편집, 사운드, 제작 등 세부 전공을 깊이 있게 연구하는 데 학위는 출발점이 된다.
현장 직종에서도 학위가 의미를 갖는다.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영화 프로듀서, 촬영감독, 편집자, 영화 평론가, 영화 기자 등 영화 관련 전문직에서 학위는 전문성을 공식화하는 기준이 된다.
OTT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드라마 시리즈 연출, 웹 시리즈 기획, 콘텐츠 제작 분야로도 영화학 전공 역량이 활용된다. 영화진흥위원회, 영상자료원, 지역 영상위원회 같은 공공 영역에서도 관련 학위는 지원 조건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
4. 영화학 과정의 현실적인 조건들
학점은행제 영화학은 다른 전공에 비해 개설 교육기관 수가 제한적이다. 이론 과목은 온라인으로 이수할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실기 중심의 영상제작 과목은 오프라인 수업이 병행되는 경우도 있다. 과목 개설 여부는 학기마다 달라질 수 있어 수강 전 반드시 해당 기관의 학기별 개설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
소요 기간은 최종학력과 보유 학점에 따라 달라진다. 고졸 기준으로 처음부터 진행하면 통상 3학기에서 4학기가 소요된다. 기존에 영화·영상·예술 관련 전공으로 대학을 다닌 이력이 있다면 전적대 학점이 영화학 전공 또는 교양으로 인정되는 범위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무 이수 조건으로 평가인정 학습과목 또는 시간제 등록을 통한 학점이 최소 18학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도 설계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5. 학점은행제 영화학, 방향을 먼저 정해야 한다
영화를 하고 싶은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다. 현장 제작 능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 있다. 비평과 이론을 기반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사람이 있다. OTT 콘텐츠 기획자로 전환하려는 사람도 있다.
목표가 다르면 이수해야 하는 과목의 구성도 달라진다. 학점은행제 영화학 과정은 이론과 실무를 선택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향에 따라 경로를 설계할 여지가 있다. 어떤 현장으로 나아가려는지를 먼저 정한 사람이, 같은 시간과 비용으로 가장 의미 있는 과정을 만들어낸다. 영화학 학위는 출발이 아니라 이미 걷고 있는 길에 공식적인 이름을 붙이는 과정에 가깝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다음 문이 어디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