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부러웠습니다.
책에 둘러싸여서
누군가의 질문에 답해주고,
조용하지만 꼭 필요한 자리에 있는 것 같아서요.
나도 저런 일을 하면 좋겠다,
막연하게 생각만 했어요.
근데 알아볼수록
현실적인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사서로 일하려면
사서 자격증이 있어야 하고,
그 자격증을 따려면
문헌정보학을 전공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저는 졸업한 지 몇 년 된
직장인이었는데,
전공은 전혀 다른 분야였거든요.
다시 대학을 가기엔 너무 늦은 것 같고,
그렇다고 이 꿈을 완전히 접기엔
마음 한쪽이 계속 걸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상태가
꽤 오래 이어졌어요.
생각만 하고, 찾아만 보고,
결국 덮어두는 패턴이요.
변화가 생긴 건
지인이 먼저 말을 꺼내서였습니다.
학점은행제로 공부해서
사서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분을
소개해줬거든요.
그분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처음으로 이게 진짜 가능한 일이구나,
싶었어요.
학점은행제는 간단히 말하면
국가에서 운영하는 학점 인정 제도인데요,
정해진 학점 요건을 채우면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어요.
문헌정보학 전공으로 이 학위를 취득하면
사서 자격증, 그 중에서도
정사서 자격증 신청이 가능해집니다.
따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게 아니라
문헌정보학 학위 취득 자체가
자격 요건으로 인정되는 방식이에요.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막혀있던 부분이
한꺼번에 뚫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시험이 없다는 게 아니라,
공부의 방향이 명확하다는 게
저한테는 훨씬 편하게 다가왔거든요.
수업은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어서
직장을 유지하면서도 병행이 됐어요.
주로 퇴근하고 나서
한두 시간씩 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루틴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몇 주는 낯설었는데
적응되고 나니까 생각보다 할 만했어요.
과목들도 흥미로운 게 많았습니다.
도서관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자료를 어떻게 분류하고 관리하는지,
이용자에게 어떻게 정보를 제공하는지,
배우면서 오히려
사서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는 느낌이었어요.
학점을 다 채우고 나면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학위 신청을 하게 되고요,
학위가 나오면
한국도서관협회에
정사서 자격증 발급을 신청합니다.
학위와 자격증이 순서대로 연결되는 구조라서
절차를 하나씩 따라가면 되는 방식이래요.
저도 지금 첫 학기를 수강하면서
다음 계획도 세워보고 있는데
돌아보면 제일 어려웠던 건
사실 시작하는 결정이었어요.
공부 자체보다
'이게 나한테도 가능한 건가'를
납득하는 과정이 더 오래 걸렸거든요.
사서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방법을 몰라서 미루고 있다면,
학점은행제라는 선택지를
한 번은 진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저도 누군가 먼저 알려줬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 글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