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붙여지지 않은 시도들
핸투핸은
'앱(APP) 기반의 당일배송 플랫폼'이었다.
간단히 말하면,
우버(Uber)와 퀵서비스가 결합된 서비스였다.
일반인이 공급자가 되어
공유경제 구조로 참여하고,
그 과정에서 당일배송이라는
물류 기능을 수행하는 플랫폼.
그래서 서비스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떠올랐던 질문은 “이게 되나?”가 아니라 “이거, 괜찮은가?”였다.
정식 론칭 전, 우리는 법률자문을 받았다.
공유경제 기반의 플랫폼이었고, 공급자는 전업 기사가 아닌 일반인이었다. 부업으로, 투잡으로, 각자의 일상 속에서 배송을 수행하는 구조였다.
그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단어가 있었다.
회색지대.
법률 자문의 결론은 비교적 명확했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해석상
괜한 리스크에 휘말릴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몇 가지 기준을 명확히 하자는 것이었다.
배송 가능 물품은 20kg 이하의 소화물
운송 수단은 1톤·5톤 화물차가 아닌 승용차
전업 운송이 아닌 일반인의 일시적·부업성 배송
그 기준 안에서라면 당시 기준으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영역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핸투핸은 처음부터 모든 물류를 품으려 하지 않았다.
확장보다 정의를 먼저 정했다.
돌이켜보면, 핸투핸이 겪었던 고민은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카풀 서비스의 논쟁,
규제 샌드박스를 거쳐야 했던 합승 택시,
초반에 어려움을 겪었던
택시 소화물 배송 서비스 등등
창의적인 BM이 등장할 때마다
항상 같은 질문이 따라붙었다.
“이건 혁신인가?”
“아니면 규제의 사각지대인가?”
요즘은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일반인 배송, 부업 플랫폼,
공유경제 모델은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의 시작점에는
누군가의 조심스러운 첫 시도가 있었을 것이다.
법을 어기지 않기 위해 경계를 확인하고,
선을 긋고, 속도를 조절하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던 시간들.
지금 생각해 보면
회색지대란 위험한 영역이 아니라
아직 이름이 붙지 않은 영역이었는지도 모른다.
핸투핸은 그 회색지대 위에서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배웠다. 그리고 나는 그때 처음 알았다.
새로운 비즈니스는 언제나 완전히 밝은 곳에서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