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처럼 시작된 결정들
MVP.
린 스타트업.
창업 초기를 떠올리면 나는 여전히
이 두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그 단어들이 얼마나 쉽게
비용과 시간으로 연결되는지도.
앱 개발과 동시에
빠르게 진행했던 일들이 몇 가지 더 있었다.
바로 법인 설립, 그리고 사무실 계약이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꽤나 급발진에 가까운 선택들이었다.
그때의 나는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빨리 가자’
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선택이 과연 이익이었는지,
아니면 불필요한 선행이었는지
차분히 생각해 보게 된다.
법인을 일찍 설립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불이익은 없다.
하지만 곧바로 체감되는 것들이 있다.
매달 나가는 기장료, 설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등기 비용,
각종 행정 절차에 쓰이는 시간.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다른 문제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부 지원 사업, 투자나 융자 관련 미팅,
기관 상담을 준비하다 보면
종종 마주치는 조건들.
‘업력 3년 미만’,
‘초기 창업자 대상’.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의외로
업력이 중요한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때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늦게 설립했어도 달라졌을까.”
물론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장료도 전혀 아깝지 않고,
정부 지원 사업에도 관심 없고,
투자나 융자 계획도 없는 창업자라면
이른 법인 설립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돌이켜보니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었다.
그땐 몰랐다.
왜 그렇게 급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사업을 하다 보면
그리고 주변의 대표님들을 보다 보면
결국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후회와 아쉬움은 남는다.
다만 그 후회와 아쉬움이 다음 선택에서는
조금 더 단단해진 판단으로 이어진다는 것.
아마도 그게 사업을 하며 사람이 성장하는
방식일 것이다.
■ Self Question
“이 선택은 지금 필요한가,
언젠가는 필요하다는 이유로 앞당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