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서비스를 론칭한 이후,
나는 운영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있었다.
수요층과 공급층을 직접 영업하고,
틈틈이 앱 추가 개발도 병행했다.
아무리 기획을 잘했다고 해도
개인이 만들어가는 스타트업에서
'핸투핸'처럼 난이도 있는 서비스가
처음부터 완벽하게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내부 인력과 외부 인력이 함께 움직이며
사소한 UX부터 필수 기능까지
하나씩 보완해 나갔다.
지금 돌아보면 대표로서 감당하기엔
꽤나 빡빡한 스케줄이었다.
그래도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이 사업에 대한 애정 덕분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대부분 '자금'이었다.
앱 추가 개발, 인건비, 각종 고정비.
통장 잔고가 빠르게 줄어드는 게 느껴졌다.
대외 수상이나 지원금으로
잠시 숨을 돌리고 나면,
곧바로 다시 잔고가 줄어드는 사이클의 반복.
그러던 중
판교에 사무실을 둔 한 대표님을 만났다.
정부 지원으로
보증금과 임대료를 해결한 사무실이었다.
“사무실 어떠세요. 불편하지 않으세요?”
라는 내 질문에,
그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돈 나갈 일이 한두 개도 아니잖아요.
아낄 수 있는 데서는 최대한 아껴야죠.”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나는 필요하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결정을
너무 빠르게 내려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이후 사무공간 지원을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고,
Post-BI를 알게 됐다.
IR 자료도 어느 정도 완성돼 있었고,
그동안의 성과를 믿고 도전했지만
경쟁은 생각보다 치열했다.
최선을 다해 IR을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분당의 사무공간을
일정기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돌이켜보면 Post-BI는
단순한 공간 지원이 아니었다.
그때 처음으로
“돈을 벌기 전에,
돈이 새는 구멍부터 막아야 한다”
등과 같은 '지키는 태도'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내가 단순히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회사를 책임지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감각이 생기기 시작한 건.
■ Self Question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성장’이라는 말 뒤에
‘버팀’을 미뤄두고 있었을까.